심상치 않은 집값과 주택담보대출 증가세에 맞서 금융감독당국이 시중은행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은 10일 국민ㆍ우리ㆍSC제일 은행, 농협 등 7개 은행을 상대로 공동검사에 착수했다. 당초 이번 검사는 금융위기를 맞아 풀린 시중유동성 실태를 점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으나 최근 주택담보대출 증가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오히려 시중은행에 대한 대출 억제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오는 14일까지 이뤄지는 이번 검사에서 금감원은 은행들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ㆍ채무상환 능력을 반영한 대출금액 결정) 등 대출 규제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살펴보고 이를 어긴 은행은 제재할 계획이다. 또 한국은행과 함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중 유동성 현황, 시중은행의 자금중개 실태, 중소기업 대출 현황 등도 점검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리스크 관리실태가 중점 대상이긴 하지만 은행들이 대출을 크게 늘린 배경 등도 꼼꼼히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달 말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과 데이비드 에드워즈 SC제일은행장 등 두 외국계 은행장을 직접 불러 "정부 정책에 협조해 주택담보대출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당국이 외국계 은행장만을 개별적으로 호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그 동안 외국계 은행이 다른 국내 은행보다 공격적인 대출영업을 해 온 데 따른 사실상의 경고로 풀이된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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