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 원광중학교 홈페이지에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학생들의 각종 과학대회 수상을 알리는 글이 올라온다. 이처럼 '매달 상을 받는 학생들'은 이 학교가 자랑하는 과학발명반 '고추잠자리' 회원들이다.
이들은 2003년부터 전국에서 열리는 로봇, 항공분야 과학경진대회와 발명대회에서 상이란 상은 죄다 휩쓸어 '무서운 아이들'로 통한다. 회원 수 42명의 소규모 과학동아리에 불과하지만 매년 60~70개의 상을 거머쥔다. 학생 1명 당 한 두개 씩의 상을 받는 셈이다.
올 들어서도 지난달 말까지 9개 대회에 나가 모두 56명이 입상했다. 5월 공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31회 공군참모총장배 '스페이스 챌린지 2009' 대회 고무동력기와 글라이더 부분에서는 고추잠자리 회원들이 각각 금ㆍ은ㆍ동상을 모두 휩쓰는 등 모두 13명이 수상하기도 했다.
주로 주말에 모임을 하는 이 동아리의 수상실적이 뛰어난 이유는 무엇보다 소그룹별로 물 로켓과 고무동력기, 글라이더, 로켓 등을 직접 만들고 토론과정을 거치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웠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인 희망에 따라 전자과학, 로봇 과학, 기계과학, 공상과학부에서 전문 교육을 받은 것도 도움이 됐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이 동아리만의 비결이 따로 있다. 그것은 지도교사가 실생활과 연관된 과학원리를 쉽게 설명해 학생의 흥미를 적극적으로 유도한 것이다. 또 학생들끼리의 '마음대조 훈련'을 통해 자기조절 능력을 키움으로써 어떠한 대회에 나가더라도 침착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7년 전부터 과학동아리를 맡은 이동엽(50) 교사는 "수업시간에는 과학의 재미를 알려주고 동아리에서는 실제 실험을 하며 과학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체득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동아리 회장인 3학년 최우진(15)군은 "과학적 상상력을 실생활에서 풀어내는 것이야말로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라며 "과학으로 만드는 세상에 재미와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익산=최수학 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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