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으로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치료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9일 새벽부터 위독한 상황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 측은 "혈압과 산소포화도가 크게 떨어졌다가 10여 시간만에 안정을 되찾았다"고 밝혔으나,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횡보(橫步) 상태여서 호전 여부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폐, 심장, 신장 등 신체 균형이 무너진 상태가 이어지면서 건강 상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위중해짐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여수에서 열릴 예정이던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막 1000일 전 기념행사' 참석을 전격 취소했으며,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도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김 전 대통령측 최경환 공보비서관은 "9일 0시쯤부터 상태가 나빠져 혈압과 산소포화도가 정상 범위를 벗어났지만 의료진의 집중 치료로 오전 10시20분쯤 모두 정상치를 회복했으며 의식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5시쯤 산소포화도(정상 90% 이상)가 60%, 수축기 혈압(정상 120㎜Hg)이 70㎜Hg까지 떨어질 정도로 위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창일 원장과 주치의인 장준(호흡기) 정남식(심장) 최규헌(신장) 교수 등 병원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24시간 비상 대기에 들어갔다.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차남 김홍업 전 의원과 측근인 박지원 의원, 권노갑 전 의원 등도 본관 9층 중환자실과 20층 VIP 병동 대기실을 오가며 병원을 지켰다. 특히 지병으로 거동이 불편해 그 동안 병원에 오지 못했던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이 이날 처음으로 중환자실을 찾아 부친을 면회했으며, 사업차 중국에 머물고 있던 삼남 홍걸씨도 가족 연락을 받고 이날 급히 귀국했다.
이훈성 기자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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