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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정은 회장의 육로 평양행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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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정은 회장의 육로 평양행에 거는 기대

입력
2009.08.10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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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그룹회장이 어제 육로로 평양을 방문했다. 경색된 남북관계에 비춰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은 지난해 키리졸브 한미연합훈련 등을 빌미로 각종 교류협력 및 경제거래를 위한 남측 민간단체와 기업인의 육로통행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현 회장의 육로 방북 허용은 북한의 대남 자세 변화를 알리는 조짐으로 풀이돼 사뭇 고무적이다.

현 회장의 방북은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 모씨의 석방이 주된 목적이어서 한층 기대가 크다. 현 회장은 4일 금강산에서 열린 고 정몽헌 회장의 추모식 때 북한의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아태평화위 리종혁 부위원장을 만나, 유씨 석방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평양을 방문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통해 유씨 석방을 촉구하는 등 다양한 통로로 물밑 노력을 해왔다.

현 회장의 평양 방문을 통해 유씨 문제가 해결된다면 남북관계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 회장은 유씨와 함께 귀환할 가능성이 있으며, 늦어도 8ㆍ15 이전에 유씨와 어선 연안호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한 상황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과 억류 여기자 석방을 계기로 북측이 '통미봉남'을 꾀할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와 달리 '통미통남'으로 나아가는 듯한 분위기는 크게 반길 일이다.

물론 북한의 실제 의도가 무엇인지, 유씨와 연안호 문제 해결에 어떤 대가를 요구할지 아직은 불투명해 속단은 금물이다. 인도주의적 사안인 이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서 남북관계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이 유엔안보리 결의 1874호에 의한 국제적 제재에서 숨통을 트기 위해 제한적으로 남북관계를 회복시킬 생각이라면 곤란하다. 남북관계 개선은 당연히 북한의 핵 폐기 협상 복귀와 함께 이뤄질 때라야 의미가 있다. 정부는 북한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처하되 북한이 보다 분명하게 대화와 관계개선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진정성을 갖고 상황을 주도해 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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