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명실공히 민주당의 텃밭이다. 민주당의 공천은 곧 당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때문에 한나라당은 마땅한 후보가 없어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본선보다 예선이 훨씬 어렵다"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당내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민주당에도 고민은 있다. 올해 4ㆍ29 보궐선거에서 민주노동당 후보가 광주 서구 기초의원에 당선된 것은 민주당에 대한 호남 민심이 예전같지 않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민주당이 내년 광주시장 선거에서 이를 어떻게 극복, 정권 재창출의 기반인 광주 민심을 재결집할 수 있느냐가 민주당의 최대 관심사다.
현재 민주당에서 자천타천으로 광주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10명을 훌쩍 넘는다. 이 중 박광태 현 시장과 민주당 강운태 의원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박 시장은 지역 현안인 2015년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룬 후 3선 가도에 탄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박 시장이 낙관하기는 이르다. 대항마로 꼽히는 인물 중에는 거물급 인사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친노인사의 영입도 변수다.
민주당 현직 의원 가운데 지난달 복당한 강운태 의원이 상당히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광주시장과 내무부장관, 농림부장관을 지낸 강 의원은 행정력과 대중 인지도를 겸비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강 의원측은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의 출마 권유가 잇따르고 있다"며 간접적으로 출마 의지를 밝혔다. 이밖에 박주선 최고위원과 광주시당 위원장인 김동철 의원, 건설교통부 장관 등을 지낸 이용섭 의원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참여정부 인사들도 유력 후보군에 속한다.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1월 광주에서 사단법인 국제문화도시 교류협회 이사장으로 취임한 뒤 공식활동을 벌여왔다.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도 4월 시민사회단체 인사들과 함께 '무등사랑'이란 사무실을 열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에는 광주지역의 상주 역할을 맡았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도 출마를 위해 상무지구에 사무실을 열었다. 정 전 수석과 전 전 감사원장은 당적은 없지만 범 민주계 후보로 분류된다.
전갑길 광산구청장도 지난달 민주당에 복당해, "시대에 맞는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다.
광주가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나라당에서는 정용화 청와대 연설기록 비서관과 김태욱 전 광주시당 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광주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민노당에서는 오병윤 최고위원과 장원섭 전 광주시당 위원장 등이 출마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의 지방선거 전략이 어떻게 수립되는지에 따라 텃밭인 광주부터 '공천 물갈이'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 친노세력과의 통합 및 전국정당화를 위한 개혁공천론,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의 연합 등이 민주당 공천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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