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람들이 재산을 불리기 위해 매일같이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주식시장. 그러나 이곳에서도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누기' 위해 고된 전투를 마다 않는 '착한 투자자'들이 있다.
아름다운재단은 투자동호회 '현명한 투자자들의 모임'(cafe.naver.com/highstock15) 회원 7명이 지난 1년간 주식투자로 번 수익의 절반인 120만원을 재단에 기부했다고 10일 밝혔다.
작년 5월 각자 300만원씩 총 2,100만원의 종잣돈으로 '기부펀드'를 조성한 이들은 올해 5월까지 1년간 24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수익률은 11.4%. 지난 1년간 금융위기로 주식시장이 극도로 침체해 있었음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수익률이다.
회원들은 카페를 통해 투자 종목과 운용 기간, 새로운 편입 종목 등을 함께 논의해 결정했다. 이들은 또 한 달에 한 번씩 오프라인 모임을 갖고 투기나 마찬가지인 단타매매를 지양하고 저평가된 우량회사에 장기 투자하는 '가치투자'에 대해 공부하기도 했다.
치열한 공부와 논쟁은 결국 높은 수익률로 돌아왔다. 회원들은 '수익의 절반은 반드시 기부한다'는 펀드운용 원칙에 따라 120만원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했다.
이들의 미담이 재단을 통해 알려지자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지만 이들은 끝까지 '익명'을 고수했다. 공부의 과정일 뿐 대단한 일을 한 게 아니라는 이유였다.
'석양에서'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주로 운용을 담당한 회원은 "주식투자가 '투기'가 아니라 건강한 '투자'가 되도록 하기 위해 함께 공부하고 있다"면서 "비록 큰 금액은 아니지만 주식투자를 통해서도 기부할 수 있다는 생각의 변화가 더 널리 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모임은 이번 기부를 끝으로 1기 활동을 마무리하고 2기에 돌입한다. 기부펀드 소식이 알려지면서 회원 3명이 더 늘고 펀드 규모도 3,000만원을 넘었다. 기부펀드 회원들은 1년 후에도 펀드 수익금의 절반을 기부할 계획이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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