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11일 청와대에서 모처럼 만난다. 두 사람이 따로 만나는 것은 5월 6일 청와대 회동 이후 석 달여만이다. 중요한 현안들이 있는 시점에서 두 사람이 오랜만에 만나는 것이어서 회동 결과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회동에서는 박 대표의 10월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 문제와 박 대표의 대표직 사퇴 여부, 당정청 개편 방안, 정기국회 정상화 방안 등이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티타임 형식으로 진행되는 회동에서는 내각 및 청와대 개편 방향, 정치인 입각 문제 등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박 대표는 이달 중으로 예정된 개각을 앞두고 정치인 일부가 입각돼야 한다는 당내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정치인 3, 4명 가량이 입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건의할 것 같다. 구체적으로 추천할 경우에는 김무성, 임태희, 최경환, 홍준표 의원 등이 거명될 수 있다.
박 대표의 거취와 진로는 회동의 주된 메뉴가 될 전망이다. 박 대표는 이미 양산 재선거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주 양산에 있는 아파트 전세 계약을 한 데 이어 12일 주소지를 서울에서 양산으로 옮길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박 대표의 대표직 사퇴 여부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박 대표의 측근은 "대통령을 만나 대표직 유지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대표직 없이 출마해도 당선이 가능하다는 여론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 대표가 대표직 사퇴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박 대표의 대표직 유지 문제에 대해서는 친이계와 친박계가 각각 반대와 찬성 입장으로 엇갈려 있다. 하지만 대표직을 갖고 출마할 경우 재보선이 정권 중간평가로 흐르는 등 여권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 따라서 박 대표가 재선거에 출마할 경우 대표직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대표 사퇴 시점에 대해서는 몇 갈래 선택이 있을 수 있다.
박 대표가 조기에 대표직을 내놓을 경우 이번 회동은 이 대통령과 박 대표 간의 마지막 당청 회동이 된다. 이에 따라 청와대 회동에서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 문제와 당 지도체제 개편 방향 등도 자연스럽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대표는 9일 자신의 71번째 생일을 맞아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정몽준 허태열 박순자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함께 부부동반 만찬 모임을 가졌다.
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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