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철강업계의 도요타가 되겠다.”
창사 이래 최악의 상반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회복을 자신하고 있는 포스코 정준양 회장이 장기 경영 비전을 밝혔다. 정 회장은 “최고의 품질로 유명한 자동차 업계의 도요타처럼 포스코를 철강산업의 도요타로 만드는 것이 임기 중 최대 목표”라며 “이를 위해 글로벌 인재 양성과 상업화까지 감안한 연구개발 활동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6일(현지시간) 멕시코 현지 자동차강판(CGL) 공장 준공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전세계에 산재한 철강 고객사를 상대하려면 글로벌 인재가 필수”라며 “직원들의 8개 주요 언어교육 생활화는 물론, 입사 전부터 대학생 인재를 선택해 문과와 이과를 넘나드는 통섭(統攝) 교육과 현장실습을 받도록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과 일본의 틈에서 살 길은 독자기술 개발 뿐”이라며 “보통 연구 후 특허등록 수준에서 끝나는 기존의 연구개발(R&D) 관행을 뛰어넘어 이제는 상업화(엔지니어링과 비즈니스)까지 고려한 ‘R&BDE’를 확립하는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실제 포스코가 지난 10년간, 경쟁사들이 30년동안 할 연구개발을 집중해 왔다고 자신했다. 그 결과가 지난해 말부터 도요타에 자동차강판 납품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그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도요타의 요구조건을 만족시키자 세계 주요 자동차메이커들로부터 관심이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올 10월 도요타 본사에서 포스코의 신제품 전시회를 열 예정인 데 이어, 내년 이후부터는 도요타와 장기 납품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설명했다.
정 회장은 “최근 세계 철강가격 상승세로 볼 때, 3분기 호실적은 낙관적이지만 아직 4분기 전망은 확신하기 어렵다”며 “세계 경제가 다시 한번 꺾이는 등의 최악의 경우를 감안해 2011년까지는 긴축경영에 대비중”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 하반기 2조원 가량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최근 원화가치 상승세가 심상치 않아 재수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그러들지 않는 각종 인수합병 추진설에 대해 정 회장은 “구체적인 계획은 밝힐 수 없지만 경제위기를 맞아 나온 여러 매물을 다각도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아르셀로 미탈의 스테인레스 부문 위탁경영설과 관련해서는, “세계적인 과잉투자 상황 등을 감안할 때 그쪽에 집중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라면서 “대우건설은, 예쁜 여자가 나타나 쳐다보고 있는 정도로 봐 달라”고 했다.
알타미라(멕시코)=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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