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마카오 카지노 호텔에서 판돈 1,900억원 규모의 호화판 원정도박을 벌인 사업가와 연예인, 의사 등 부유층 인사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9일 마카오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관광진흥법 위반 등)로 카지노업체 C사 대표 김모(40)씨를 구속하고, 이 회사 직원 15명과 도박장 사업자금을 댄 코스닥 상장사 대표 유모(56)씨 등 투자자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 도박장에서 최대 5,000만원씩 판돈을 걸고 '바카라' 등을 한 혐의로 사업가 손모(56) 씨와 개그맨 K(34)씨 등 4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C사 대표 김씨는 지난해 4월 마카오의 카지노 호텔인 '베네치안 마카오'에 46억원을 내고 40평 규모의 VIP 도박장 한 곳을 빌려 '서울방 VIP룸'을 운영하며 한국인 원정 도박 고객을 유치했다.
김씨는 이곳에서 올해 6월까지 판돈 1,900억원 상당의 도박을 알선하면서 베팅용 칩을 바꿔줄 때마다 1.25%의 수수료를 떼는 방식으로 104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베네치안은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샌즈 그룹이 설립한 세계 최대 규모의 카지노 호텔로,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촬영 장소로도 유명하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도박 고객에게 항공권과 호텔ㆍ식당 예약은 물론, 고급 외제차 에스코트에다 외화를 현지에서 내주는 '환치기'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했다"며 "해외 카지노 호텔의 도박장을 직접 운영하면서 원정 도박을 알선한 사례를 적발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곳을 찾은 도박꾼들은 통상 2박3일 일정으로 마카오를 오가며 개인당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을 탕진했다. 개그맨 K씨는 이곳에 한번 들러 9,000만원을 베팅했고 손씨는 4차례의 도박 여행에 19억원의 도박판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또 회삿돈 890억원을 횡령하고 도피중인 동아건설 박모(48) 부장이 이 카지노에서 2차례에 걸쳐 70억원대 바카라판을 벌인 사실을 확인하고 박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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