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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진미술관 '요술·이미지'전/ 미술과 만난 사진, 요술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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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진미술관 '요술·이미지'전/ 미술과 만난 사진, 요술 같네

입력
2009.08.10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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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최근 가장 활발하게 영역을 넓히고 있는 예술 장르이다. 서울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에서 8일 시작된 '요술ㆍ이미지'전은 언뜻 보면 사진전시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할 만큼 모양새가 다양하다.

2002년 국내 첫 사진 전문 미술관으로 문을 연 한미사진미술관은 그간 다큐멘터리 사진 등 전통적인 평면사진들을 주로 소개해 왔지만, 이번에는 맘먹고 최신의 사진 경향을 보여주는 젊은 작가들의 작업을 모았다.

회화인지 사진인지 헷갈리는 작품부터 사진으로 구현한 입체, 영화나 연극 같은 사진,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낸 사진까지 디지털 기술의 발달 속에 장르를 넘나들고 있는 현대 사진의 오늘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14명의 작가 중 사진을 전공한 이는 단 한 명뿐이다.

전시를 보면 사진은 평면이라는 고정관념이 가장 먼저 뒤집힌다. 강영민씨는 사람 얼굴 사진을 수십개의 PVC 파이프 위에 붙여 사진을 입체화시켰다. 권정준씨는 여러 각도에서 찍은 사과 사진을 육면체에 붙여 네모난 육면체 사과를 만들었다. 아무리 복잡한 입체라도 평면화시키는 사진의 속성을 역이용한 것이다.

회화와 사진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도 있다. 유현미씨는 의자나 전화기, 탁자 같은 일상의 사물 위에 회화처럼 명암을 넣어 색을 칠한 뒤 그것을 다시 사진으로 담아낸다. 거대한 나무 뒤에 흰 가림막을 설치하고 찍은 이명호씨의 사진은 풍경화 같다.

배준성씨는 서양의 박물관 내부 전경 사진에 동양 여성의 사진을 합성시켰다.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보이는 렌티큘러 속에서 여인은 우아한 드레스를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한다.

컴퓨터 그래픽이 더해진 사진들은 위트가 넘친다. 이중근씨는 오스카 트로피를 빽빽하게 쌓아올렸는데, 자세히 보면 트로피의 얼굴은 유명 정치인들의 것이다. 맨 꼭대기 트로피의 얼굴은 혀를 내밀고 있는 작가 자신이다.

동양화를 전공한 임택씨는 하얀 솜과 스티로폼으로 구름 속 산의 모습을 제작하고 그것을 사진으로 찍은 뒤 실제 풍경과 합성해 새로운 개념의 산수화를 만들었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도 충분히 즐거워할 만한 전시다. 10월 1일까지, 입장료 3,000~5,000원. (02)418-1315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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