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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가 편의점서 요트도 팔겠네/ 생활편의 서비스 갈수록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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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가 편의점서 요트도 팔겠네/ 생활편의 서비스 갈수록 진화…

입력
2009.08.10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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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출근길이면 밤새 달라진 뉴욕 증시를 확인할 수 있는 단말기를 찾아 그곳에 들른다. 얼마 전 가입한 베트남 펀드의 수익률 확인도 겸해서다. 전날 밤 TV홈쇼핑에서 주문한 맞춤 정장의 치수를 재는 일도 잊지 않는다. 항공사에 재직 중인 그는 이곳에서 카탈로그를 통해 판매 중인 요트에도 관심을 보인다. A씨가 잠시 들러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한 이곳은 83㎡(25평) 넓이의 작은 공간인 편의점. 빵과 커피 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하며 변신을 거듭하는 편의점에서 머지 않아 만나게 될 풍경이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업계의 매출 규모는 5조5,000억원. 전년 대비 15.8% 늘어난 것으로 전 유통업계를 통틀어 가장 높은 성장세다. 올 들어서도 GS25의 경우 올해 7월까지 전년 대비 19.4%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전국 7개 점포로 1989년 출발한 편의점은 98년 외환위기 이후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2000년대 들어 매년 10%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결은 내적인 진화다. 지역 특성에 맞게 카페형으로 꾸미거나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한 매장이 생겨났고, 여성전용 파우더룸을 구비한 곳도 있다. 전기요금 등 공과금 납부에 택배 서비스는 기본이다.

특히 업체별로 보유하고 있는 30~40여 가지의 생활편의 서비스는 종류와 품질 면에서 하루가 다르게 업그레이드된다. 최근 GS25는 한시적이나마 카탈로그를 통해 수입자동차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이벤트를 가졌고, 세븐일레븐은 마음에 들지 않는 TV홈쇼핑 제품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간단히 반품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얼마 전 9호선 지하철 역무 대행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선 보광훼밀리마트는 잉크ㆍ토너 전문업체인 잉크가이와 제휴, 전국 4,400여 점포에서 재생토너를 판다. 최근에는 각 업체들이 잇따라 배송비용을 내리면서 택배 서비스를 우체국보다 싼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편의점 업계가 이처럼 생활편의 서비스를 강화하는 이유는 서비스 상품 자체의 구매효과 뿐 아니라 고객의 집객력을 높일 수 있어서다. 서비스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편의점을 방문하게 만들면 다른 상품 구매까지로 이어져 전체 매출이 늘게 된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에 따르면 서비스 상품들을 취급하면서 약 10% 이상의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났다.

우리 편의점의 변신은 개념 도입에만 20년 이상 앞서 있는 ‘편의점 왕국’ 인 일본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 전국에 분포된 편의점 수는 6월말 기준 1만 3,160여 개에 달해 방대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데다 24시간 영업의 장점까지 갖춰 ‘리빙 스테이션’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금융서비스와 카탈로그 상품 판매 등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예컨대 전용 단말기를 설치해 주식 거래를 하고 카탈로그를 통해 요트까지 구입 가능한 ‘편의점 만능’ 시대도 머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유통 업종을 담당하는 구창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슈퍼마켓 비즈니스 모델의 규제가 강화된 시점에서 편의점은 기업형 모델이 전통 재래 시장을 파고들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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