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소속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가 최근 총장 기습 선임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세종대 임시이사진에 대해 "경솔한 결정이었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7일 밝혀졌다. 분규 사학 임시이사 선ㆍ해임 및 해당 법인의 정상화 문제를 심의하고 있는 사분위가 특정 대학 임시이사진의 처사를 지적한 것은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교과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최근 사분위가 세종대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 등 교수 및 학생 측 대표를 불러 의견을 들은 결과, 임시이사진이 총장을 선임하는 과정에 일부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임시이사장인 C씨도 함께 불렀으나 개인 일정으로 불참해 서면 경고로 대체했다"고 덧붙였다.
사분위는 세종대 임시이사진에 교수와 학생 등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총장을 일방적으로 선임한 것은 마찰의 소지가 있는데다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분위는 또 총장 선임 문제를 포함해 향후 대학 관련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 학내 구성원들과의 사전 조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세종대 임시이사진의 '일방통행식 업무 처리'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앞서 7명으로 구성된 세종대 임시이사진은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열어 박우희 서울대 명예교수를 임기 3년의 새 총장으로 선임했으나, 교수협의회와 학생들은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한 번도 묻지 않고 총장 후보 모집 공고와 면접 등 검증작업을 기습적으로 처리한데 이어 선임도 멋대로 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교과부 주변에서는 사분위의 경고가 세종대 임시이사진의 총장 선임이 잘못됐음을 지적하면서 학내 갈등 진화를 시도한 측면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교수협의회 등 4개 단체로 구성된 '세종대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협의회'는 교과부에 임시이사 해임 요청서를 내면서 압박하고 있어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세종대 총학생회도 지난달 6일부터 이사장실을 점거한 채 정이사 조속 전환 등을 요구하며 한 달 이상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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