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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상 첫 '히스패닉계 대법관'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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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상 첫 '히스패닉계 대법관' 탄생

입력
2009.08.10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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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패닉계 가난한 이민자 후손이 111번째 미국 대법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 연방 상원은 6일 소니아 소토마요르(55)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68, 반대 31표로 가결했다고 AP등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소토마요르는 이로써 200년이 넘는 미 대법원 역사에 여성으로서는 3번째, 히스패닉 출신으론 처음으로 대법관 자리에 올랐다.

그는 항소법원 판사 시절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시 백인 소방관들이 시 당국의 소수인종 우대제도 때문에 승진에서 탈락했다며 제기한 '역차별' 소송에 대해 시 당국의 결정이 옳다는 판결을 내리는 등 소수 인종권익 보호에 적극적 입장을 보여왔다. 또 무기 소지권을 엄격하게 해석한 판결로 의회 인준기간 내내 총기 소유를 지지하는 보수세력의 공격을 받았다.

친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 2명을 포함 민주당 진영 60명의 의원 가운데 암투병 중인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을 제외하고 전원 찬성표를 던졌다. 최고령 상원의원 민주당 로버트 버드(91) 의원도 휠체어를 타고 표결에 참석해 소토마요르에게 힘을 보탰다.

공화당 소속 의원 40명 가운데 9명도 총기 소유지지자 등 보수 공화당 지지자들의 집요한 반대 공작에도 불구하고 찬성표에 합류했다. 흑인을 제치고 미국 내 두 번째 다수인종으로 성장한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힘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상원이 인준안을 가결한 데 대해 "더욱 완벽한 국가로 전진하는 것을 가로막는 장벽을 부순 쾌거"라고 평가했다.

소토마요르는 8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적으로 대법관이 되며, 연방대법원의 새 회기가 시작되는 10월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현재 9명의 대법관 가운데 여성은 긴스버그 대법관이 유일하지만 소토마요르의 임명으로 2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소토마요르에게 대법관직을 물려준 데이비드 해켓 수터 전대법관의 경우 진보성향으로 분류돼 대법관 9명의 보수 대 진보 구성비는 5대4 그대로 유지된다.

■ 소토마요르 누군가

소토마요르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뉴욕 브롱스 빈민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어머니는 소토마요르에게 "이곳은 미국이다. 교육만 잘 받으면 모든 일이 가능하다"고 가르쳐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9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려서부터 당뇨병을 달고 살았지만 간호사인 어머니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에 힘입어 공부에 매진, 명문 프린스턴대를 최우등생으로 졸업했다. 이후 예일대 로스쿨에 진학, 학회지 편집장을 맡기도 했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소토마요르는 뉴욕 지방검찰청과 로펌 등에서 일하다가 1991년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으로부터 뉴욕 지방법원 판사로 지명 받았다.

'평범한' 판사생활을 하던 그는 94~95년 시즌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가 선수노조의 파업으로 중단되자 구단주들에게 협상을 재촉하는 명령을 내려 파업 종료에 결정적 역할을 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98년에는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연방 제2 항소법원 판사로 기용했고, 올해 5월26일 오바마 대통령이 데이비드 해켓 수터 대법관의 후임으로 대법관 후보로 지명했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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