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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이미지 먹칠하는 싸구려 관광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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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이미지 먹칠하는 싸구려 관광상품

입력
2009.08.10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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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5일에 30만원. 중국에서 판매되는 한국 여행상품의 가격이다. 왕복항공료도 안되니 당연히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리가 없다. 변두리 여관에 음식도 엉망이다. 그래 놓고는 각종 옵션관광과 바가지 쇼핑에 관광객을 내몬다. 비용을 건지기 위해서다. 중국 관광객이 많이 구입하는 인삼의 경우 판매가격의 60%가 여행사 수수료라니 어이가 없다.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중국과 동남아 싸구려 패키지여행에서 겪는 것과 비슷하다.

중국인들에게 “한국은 바가지를 씌우는 나라”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은 나라”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미 2007년 한국관광공사가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행만족도에서 한국은 10개 지역 중 최하위였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은 물론 말레이시아 베트남보다 낮았다. 싸구려 여행상품이 만든 나쁜 이미지 때문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싸구려 여행상품이 활개를 치는 이유는 뻔하다. 영세 여행사들의 과당경쟁 때문이다.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 관광상품의 80% 가까이가 한국의 여행사에게 비용(랜드 피)을 거의 주지 않는 저가상품이라고 하니 그 심각성을 알 만하다.

최근 환율과 한류 붐, 경제성장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도 부쩍 늘었다. 2007년에 100만명을 넘어섰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벌써 60만5,000명이 다녀갔다. 덕분에 올 상반기 관광수지도 10억7,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 대부분이 싸구려, 바가지 여행상품에 의한 것이라면 의미가 없다. 당장은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한국에 대한 이미지와 관광산업의 경쟁력만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행업계가 심각성을 알고 초저가 여행상품을 팔거나 부당한 금품을 요구하는 여행사에 대해 전담여행사 지정을 취소하고, 모범여행상품 인증제를 실시하며, 쇼핑 수수료 인하를 결의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좋은 관광자원과 인프라도 저질 여행상품 앞에서는 아무 소용 없다.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관광도 이제는 가격보다는 품질로 경쟁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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