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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의 역설… "땀 뺐으니 좀 먹어도" 살빼기 물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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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의 역설… "땀 뺐으니 좀 먹어도" 살빼기 물거품

입력
2009.08.10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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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동안 땀 흘리며 뛴 후 음료수를 마시는 것보다 그 시간에 소파에 앉아 뜨개질을 하는 게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다."

미 시사지 타임은 최신호에서 "왜 운동을 해도 살이 빠지지 않을까"라는 의문에 대해 상세한 대답을 제시했다. 현재 미국인 4,500만명이 헬스클럽에 등록해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있다. 이는 1993년 2,300만명에서 2배나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미 정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 3명 중 1명은 비만이며, 또 다른 1 명은 과체중 상태다. 뚱보가 열심히 운동을 해서 날씬해지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TV속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감동은 왜 주변에서 흔히 나타나지 않는 걸까. 타임은 최신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운동은 살을 빼는데 별 효과가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 보상심리가 역효과를 부른다

평소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는 464명의 과체중 여성을 네 그룹으로 나눠 세 그룹은 일주일에 각각 72분, 136분, 194분씩 트레이너의 지도하에 운동을 하게 하고, 나머지 한 그룹은 평소대로 생활하게 한 후 6개월 후 체중을 비교했다.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학술지 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모든 그룹에서 체중감소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집단 간에는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운동을 한 여성들 일부는 체중이 오히려 4.5㎏ 가량 늘기까지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논문은 보상심리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운동을 한 집단의 피실험자 대부분이 실험 시작 이전보다 더 많은 음식을 먹거나 평소보다 집에서 덜 움직였다는 것이다.

● 자제력은 쓸수록 약해진다

사람들은 체중조절에 성공하느냐는 의지력에 달린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간의 자제력이 사용할수록 힘이 떨어지는 근육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즉 자제력을 발휘해 잠을 떨치고 아침에 한 시간 조깅을 하면, 점심 메뉴로 피자 대신 샐러드를 선택하게 하는 자제력은 그만큼 줄어들게 돼 피자를 고르기 쉽다는 것이다.

하버드대학교 영양과 육체활동 연구소의 스티븐 고트마커 박사는 "비만아동들을 관찰 결과 50㎈를 소비할 정도로 뛰어놀면 500~1,000㎈ 가량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운동량보다 공복감이 더 커, 운동을 한 비만아동이 더 많이 먹는다"고 말했다.

● 섭취열량과 운동량의 격차를 줄여라

그렇다면 운동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가. 미 의학전문지 <신경과학> 6월호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한번 정도 운동을 하는 노인이 그렇지 않는 노인에 비해 인지능력이 30% 더 우수했다.

또 다른 연구는 일주일에 4일정도 운동을 하는 노인이 2,3일 운동하는 그룹보다 만성 허리통증이 36% 적게 발병한다고 밝혔다. 우리가 좀 더 움직여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은 체중감소가 아니라 건강과 활력을 위해서다.

결국 살을 빼기 위해서는 운동의 개념을 전환해야 한다고 타임은 제안했다. 짧은 시간 몸을 혹사할 정도로 운동을 하고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 식료품을 사러 간다거나 요리를 한다거나 집안을 청소하는 가벼운 움직임을 계속하는 게 체중을 줄이는데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채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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