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내 탈레반 최고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가 미 무인항공기의 미사일 공격에 사망했다고 파키스탄과 미국 관료들의 말을 인용해 AP, AFP 등 주요 외신들이 7일 일제히 보도했다.
레만 말리크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지난 5일 공격으로 그가 죽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며 "하지만 시신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이날 밝혔다. 메수드의 측근인 탈레반 사량관 카파야트 울라도 AP와의 통화에서 메수드의 사망을 확인했다.
AP 통신은 파키스탄 관계자의 말을 인용, "메수드가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했으며 공격 지점인 남 와지리스탄 나르두사이 마을 가까운 곳에 매장됐다"고 보다 자세하게 전했다. 메수드의 사망 소식은 그의 조직원들 간의 통화를 감청해 드러난 것으로, 파키스탄 정부와 미 중앙정보국(CIA)은 그의 시신 등 확실한 증거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양국 정보 관계자들은 5일 오전 1시께 알 카에다와 탈레반의 거점이자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에 인접한 파키스탄 령 남 와지리스탄에서 무인항공기가 발사한 미사일 공격으로 메수드의 부인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관계자들은 메수드의 장인 집을 목표로 발사된 미사일 공격으로 메수드의 두 번째 부인과 형제, 경호원 7명 등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사실상 메수드를 겨냥한 이번 공격으로 그가 가족과 함께 있다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1974년 생인 메수드는 2007년 13개 분파로 조직된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TTP)의 지도자로 등극한 뒤, 그 해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를 암살한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파키스탄의 1급 경계대상으로 부상했다. 그는 2만여명으로 추정되는 전투원을 지휘하며 각종 자살공격을 명령해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또 미국 워싱턴을 공격하겠다고 공개경고 하면서 미국정부의 위험인물이 되기도 했다. 미국정부는 현상금 500만달러를 걸고 그를 추적하고 있었으며, 파키스탄 정부도 61만5,000달러를 그의 목에 걸었다.
전문가들은 메수드의 사망이 이 지역 알 카에다와 탈레반 소탕에 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그가 사망했더라도 그를 대체할 인물이 얼마든지 있어 탈레반 세력이 급격히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에 말리크 장관은 "메수드 휘하 조직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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