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혁명의 아버지'로 반세기 가까이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했던 피델 카스트로(82) 전 국가평의회 의장의 발언과 연설, 칼럼, 인터뷰 등을 망라한 사전이 나왔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온라인판은 9일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를 인용해 <피델 카스트로 사상 사전> 이 출판됐다고 보도했다. 피델>
339쪽에 달하는 이번 사전은 쿠바 혁명 50주년과 13일 카스트로 전 의장의 83번째 생일을 기념해 나왔다. 쿠바 공산당 고등이데올로기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연설 전문가 살로몬 수시 사르파티가 카스트로 전 의장의 자료를 수집해 편찬했다.
사전에는 지금도 널리 회자되는 카스트로 전 의장의 발언이 나와 있다.
"나는 내가 지옥에 갈 것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곳에서 대자본가와 도둑, 도살자, 미국 대통령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수 십억 인류의 생명을 극소수가 마음대로 농단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수 십억 인류는 극소수의 생각과 신념, 결정에 따라 운명이 좌우되고 있다. 우리 모두 핵강대국의 인질 신세다."
그란마는 사전에 대해 "현대사회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논의와 쿠바의 사회주의 건설에 있어 가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바 정부는 사전을 쿠바 사상가들의 길잡이로 만들고자 발행했다고 설명했으나 문화대혁명 시대 중국에서 나온 <마오쩌둥(毛澤東) 어록> 을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마오쩌둥(毛澤東)>
다만 <마오쩌둥 어록> 과 달리 이 사전은 불그스름한 갈색 커버로 돼있고, 연로한 카스트로 전 의장이 양복 정장에 넥타이를 맨 사진을 담고 있다. 마오쩌둥>
카스트로 전 의장은 1959년 반란군을 이끌고 부패한 바티스타 정권을 무너뜨린 후 혁명정부를 수립, 49년간 쿠바를 통치했다. 그는 2006년 7월 말 장출혈로 긴급수술을 받은 후 좀처럼 건강이 회복되지 않자 요양을 위해 정치 일선에서 은퇴하고 2008년 2월 친동생인 라울 카스트로에게 권력을 이양했다.
지난 3년 동안 카스트로 전 의장은 공식 석상에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지만 관영매체를 통해 대미 관계 등 주로 국제정치 현안에 관한 의견을 자주 피력하고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 등 중남미 좌파 지도자들과 수시로 만나면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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