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전격적이었던 만큼 뒷얘기도 무성하다.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들이 그만큼 많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귀환 여기자들은 철저히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5일 로스앤젤레스(LA) 코리아타운 외곽 주택가에 위치한 한국계 유나 리(36) 기자의 집 앞은 아침부터 취재진들로 붐볐지만 가족들 누구도 집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두 여기자의 북한생활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는데, 로라 링의 언니 리사 링이 "두 사람이 평양에서 따로 떨어져 지냈으며 재판을 받던 날 만났다"고 밝힌 것이 전부다. 리사는 또 동생 로라가 "북한 당국이 준 밥에 돌이 섞여 있었다"며 "신선한 과일과 음식, 특히 회가 먹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협상 상대로 클린턴 전 대통령을 선택한 것도 북한 측으로 밝혀졌다.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5일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북에 있는 여기자들이 가족들과 통화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7월 중순께 북측에서 여기자들에게 평양에 특사가 오면 석방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고, 두 여기자가 소속된 커런트 TV 회장인 고어와 여기자들의 가족들이 정부에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 할 때 비행기 두 대를 사용한 것도 뒤늦게 밝혀졌다. 클린턴 부부의 오랜 후원자인 백만장자 스티븐 빙 소유 비행기 외에 미 대기업 다우 케미컬 소속의 비행기도 북한행에 동행한 것.
한대는 북한에 선물할 예정이었다는 설과 격추될 것을 우려해 위장용으로 두 대를 이용했다는 추측이 있다. 이들 비행기는 대형 항공기에 비해 규모가 작아 캘리포니아를 출발해 알래스카와 일본 미자와에서 두번 중간급유를 받고 북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비행기 한대당 왕복 26시간, 주유비가 10만달러, 급식과 위성전화 사용 비용 등이 추가로 10만달러 가량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워싱턴 포스트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개인 소유의 비행기를 이용해 북한을 다녀온 것은 정부의 특별 허가가 없었다면 불법이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영국 이코노미스트 같은 보수언론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체면을 살려준 것이며 그의 존재감을 다시 세계에 뽐내는 계기가 됐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채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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