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출신 유학생인 데위 카르티카(24ㆍ여)씨는 어릴 적부터 국제 금융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연세대 국제통상대학원 1학년에 재학중인 그는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공부에 매진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아버지(51) 어머니(49) 여동생(23)과 함께 사는 데위 카르티카(24ㆍ여)씨는 가난하지만 공부라면 남들에게 지기 싫어하는 악바리였다. 올해 초 인도네시아대학 영문과를 졸업한 데위 씨의 학점은 4점 만점에 3.73점. 과에서 5위 이내에 드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어학에 남다른 소질이 있어, 영어뿐 아니라 일본어 한국어까지 배웠다.
하지만 그렇게 잘사는 나라가 아닌 인도네시아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다고 해도 해외 유학을 가는 것은 감히 엄두를 낼 수 없었다. "인도네시아에는 웬만한 부자가 아니면 해외여행을 가는 게 불가능하죠. 하물며 해외유학은 감히 생각하기도 힘들어요."
그렇지만 데위씨는 어릴 때부터 고대해온 국제 금융인이 되는 꿈을 잃지 않았다. 실력만 있으면 언젠가는 기회가 찾아오리라 생각하고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아버지의 조언도 늘 가슴에 새겨두었다. 데위 씨는 "아버지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지만, 늘 이상을 가지고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온다고 했던가. 지난 해 초 우연히 알게 된 장학재단을 통해 데위 씨는 연세대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오는 기회를 갖게 됐다.
한국은 데위 씨가 오랫동안 상상 속에서 그려온 나라였다. "송혜교와 원빈의 '가을동화'를 보고, 멋진 비의 노래를 들으면서 한국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가 한국어를 배우게 된 것도 한류스타의 영향이 컸다. 송혜교와 비가 주연으로 나온 드라마 '풀 하우스'는 3번이나 볼 정도로 한국 드라마 마니아였다.
1년 동안 꿈 같은 유학시절을 보내고 인도네시아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왔다. 한국에 남아 좀 더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기회는 쉽사리 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 해 11월 'KT&G 장학재단'에서 외국 대학생들에게 한국 유학비용을 지원해주는 장학생을 선발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대상은 '터키 러시아 이란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 5개국 대학 졸업 및 졸업예정자 중, 장차 글로벌 리더로 성장가능성이 높은 자'였다.
KT&G는 앞서 지난 해 6월 미래성장리더 양성을 위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국내ㆍ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당시 첫번째 대상자 선발을 위해 각 대학에 이런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이었다.
"하늘이 내린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곧바로 지원서를 접수하고, 결과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올해 1월, 최종합격자 명단 5명 속에서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 이 때가 인도네시아로 돌아가기 일주일전이었다. 선발통지서를 받아 든 데위 씨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고, 결국 인도네시아로 향하는 비행기는 영구 귀국에서 일시 귀국으로 바뀌었다. 고향에서 한 달 남짓 가족과 함께 보낸 뒤 데위씨는 다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올해 3월 연세대 국제통상대학원에 진학한 데위 씨는 KT&G 장학재단의 지원 덕분에 교환학생 시절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다.
데위 씨는 "교환학생을 하면서는 인도네시아에서 온 여행객들 관광가이드를 하기도 하고, 학교 내 사무실의 잡일을 돕는 등 여러 아르바이트를 했다"며 "하지만 요즘은 대학원 전학기 등록금과 입학금 이외에, 학교 앞 하숙집에 머물며 별도의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생활비도 지원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한국에 와 보니 학교 도서관에 24시간 불이 켜져 있고, 그럼에도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깜짝 놀랐다"며 "인도네시아 대학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KT&G의 지원금 덕에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어 학교 성적도 잘 나온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학업이 끝나는 대로 인도네시아로 돌아가, 국제금융인으로써의 꿈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내친김에 박사학위까지 공부하고 싶기는 하지만, 가족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언제까지 자신의 욕심만 채울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데위 씨의 눈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젖어 있었다.
데위 씨는 "가난하다고 해서 일찌감치 배움의 길을 포기하기 보다는 최선을 다해 스스로 실력을 갖춘다면, 언젠가 기회는 오기 마련"이라며 "국경을 가리지 않고 이런 도움을 주는 'KT&G 장학재단' 이야말로 세계인이 함께 소통하고 나누는 고마운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언제나 문을 열어놓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 KT&G의 사회봉사
KT&G가 추구하는 경영이념은 '함께하는 기업'이다. KT&G는 2003년 민영화 되면서 설립한 'KT&G 복지재단'를 통해 이 이념 실천을 보다 구체화하고 있다.
KT&G는 저소득층이 많은 수도권 7개 지역에 '행복네트워크'라는 재가복지센터를 설립,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재가노인, 조손 가정, 결식아동을 위한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승용차 기증 사업. KT&G 관계자는 "사회복지기관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했더니 예상 밖으로 차량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며 "차량이야말로 저소득층의 발이 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KT&G는 이에 따라 2004년부터 전국 사회복지기관에 매년 100대씩 경차를 기증하고 있고, 지금까지 총 500대를 전달했다.
KT&G는 2006년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한 사회환원 기본방향을 공개했다. 이 원칙에 따라 2007년 7월 '사회공헌활동 세부 추진방향'을 확정했다. "더 좋은 내일을 상상합니다" 라는 슬로건도 이 때 나왔다.
이 플랜에 따르면 사회복지, 사회책임, 사회가치 창출, 환경보호 등 4개 분야에 매년 매출액의 2%를 책정하고 2007~2010년 4년간 사회공헌비로 총 2,162억원을 집행키로 했다.
이는 민영화 원년인 2003~2006년 복지, 문화 등의 분야에서 4년간 집행한 사회공헌비(1,451억원)보다 50%가 증가한 규모로, 2006년 국내 상장사의 매출액 대비 평균 사회공헌비 비중(0.21%)보다 10배나 많다.
구체적으로 보면 사회복지분야에서 'KT&G복지재단'을 통해 재가복지센터 및 자원봉사센터 운영, 인터넷복지 등 재단활동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KT&G 임직원이 참여하는 사회봉사단을 구축, 조직 내 공헌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사회책임분야는 선진적 흡연문화 정착을 위한 기초질서 공익캠페인과 청소년 흡연예방캠페인, 흡연환경 개선활동 등을 전개, 국내 선도 담배사업자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고 있다.
사회가치 창출분야에서는 아마추어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온ㆍ오프라인 공간 '상상마당' 운영과 문화예술 및 스포츠분야에 대한 메세나(간접활동)을 전개 중이다. 특히 2008년 '장학재단'을 설립, 창의적이고 우수한 핵심인재들이 배출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 재단을 통해 외국 대학생 국내 유학 장학사업은 물론, 내국인 대학원 장학사업, 해외유학 대학원생 장학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환경보호분야에서는 환경단체의 환경이슈에 대한 연구활동의 지원, 지자체 및 환경단체와 연계한 환경정화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곽영균 사장은 "저소득 어르신에게는 식생활, 김장, 난방비, 보건의료, 보행보조기를, 저소득 아동들에게는 도시락, 학습기자재, 영어연수를 지원하는 등 수혜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기업은 경제적인 책임 뿐 아니라 인간존중, 문화ㆍ환경사랑, 사회가치 창출 등 사회적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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