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탈 주민, 새터민이 크게 늘고 있다. 2002~2005년에는 매년 1,000여 명이 증가하던 것이 2006년 이후에는 2,000명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모두 1만6,000여 명의 탈북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학까지의 취학 연령인 21세까지의 아동과 청소년이 20% 정도를 차지한다. 초ㆍ 중등학생이 1,500여 명이며 대학생도 500여명에 이른다.
북한 이탈 청소년들은 탈북에서 남한으로 이주하기까지 극심한 신체적 고통과 심리적 충격을 경험한다.다. 북한에서의 빈곤과 굶주림, 탈북 과정에서 느낀 불안과 죄책감, 남한에서의 새로운 문화적 충격 등이 심리적 외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많은 청소년이 초기 적응과정에서 심리적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겪고 있으며, 정서 불안과 대인관계 부적응 등의 문제를 보이고 있다.
사회와 학교 부적응 심각
이들의 부모는 대개 전문기술이 없어 취업 상태가 불안정하여 소득수준이 낮은 형편이다. 또 남한 사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경쟁적인 교육풍토가 낯설기 때문에 자녀 지도에서도 미숙한 점이 많다. 남한 학부모도 부담스러운 사교육비는 이들에게는 더욱 고통스러운 짐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탈북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홀대 받거나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주위의 편견과 냉대가 싫어 신분을 숨기는 학생도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학교에서 이들을 적응을 잘못하고 능력도 뒤지는 수많은 학생 중의 하나로 취급하는 현실이다. 민간단체나 복지기관에서 보충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비체계적이며 재정이나 인력도 부족한 형편이다. 그래서 탈북 청소년들의 학습능력은 대부분 낮은 편이다. 중학생 성적은 평균적으로 100명 중 74등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들은 북한에서는 식량난으로 인하여 학교에 가지 못한 학습 공백 상태가 누적됐고, 중국 등 제3국에 체류하는 기간에도 학습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기초학력 수준에 미달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들은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학교 부적응을 겪게 되고, 이 가운데 많은 학생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 있다. 중도 탈락률을 보면 2008년에 초등학교 1.4%, 중학교 10.1%, 고교 14.2%로 일반 학생에 비해 대단히 높은 비율이다.
탈북 청소년들은 북한의 강압 통치를 벗어나 자유세계를 찾아 온 '탈북 자유인'이다. 빈곤과 굶주림을 벗어나 남한이라는 새로운 터전에서 자신의 꿈과 희망을 실현하려는 '새터민' 청소년이기도 하다. 나아가 미래에는 남북한을 아우르는 통합의 주역으로 활약할 수 있는 잠재 인력이기도 하다.
통합 주역으로 육성해야
따라서 이들이 우리 사회의 자랑스런 시민으로 정착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우리 모두의 임무라고 할 수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들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선생님이 필요하며, 이들을 체계적으로 지도할 만한 교육 여건을 만들어가야 한다. 자신의 재능을 키우고 자질을 연마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지원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탈북 청소년들을 우리 사회의 이웃이자 후계 세대로서 따뜻하게 맞이할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탈북 청소년들이 자유세계에서 자신의 꿈을 맘껏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어야 통일한국의 희망찬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한만길 한국교육개발원 통일교육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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