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언론들은 5일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이 냉랭한 북미관계를 대화 모드로 전환시켰고, 북한에겐 내부적으로는 정권의 안정성, 국제사회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재를 알리는 기회를 줬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본, 중국 정부와 언론은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 움직임에 변화를 주목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이다.
특히 일본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이후 대북 교섭 재개를 기대하면서도 기존의 6자 회담이 아니라 북미 중심으로 대화가 진전될 것을 우려했다.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향후 북미 협의나 6자회담 진전을 기대하며 일본 정부도 납치문제 등 현안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가와무라 장관은 특히 북미 협의가 앞서 나가 6자회담이 유명무실하게 될 우려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클린턴 전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 회동에 대해서는 "향후 미국측의 설명이 있을 것으로 본다. 인도적인 목적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신화통신은 이날 오전 평양을 출발하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두 여기자의 모습을 평양 특파원의 기사를 통해 상세히 묘사하고, 북한매체가"이번 방북과 석방은 우리의 평화중심정책의 상징이 됐다"고 한 평가를 무게 있게 보도했다. 중국 언론전문 사이트 국제재선(國際在線)은 "클린턴의 방북이 한반도 긴장국면 완화에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과연 매우 복잡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돌파구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평가를 내렸다.
미 언론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미국의 대북 외교에 어떤 득실을 가져올 지 주목했지만 미사일협상 등 뜨거운 현안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선 논평을 자제했다. 시사 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은 "결국 북한은 클린턴의 방북을 자신들의 위대한 승리로 묘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위크는 "미국으로부터 외교 파트너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온 김정일 위원장이 큰 성과를 거두게 됐다"고 분석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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