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모 안쓴 오토바이 동승자, 사고 절반 책임

안전모를 쓰지 않은 채 오토바이 뒷좌석에 탔다가 사고를 당했다면 피해자 본인에게도 절반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3단독 최희준 판사는 6일 운전면허도 없는 친구의 오토바이에 동승했다가 택시와 충돌해 사망한 유모(사고당시 16세)양의 부모가 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운전자 조모(사고당시 16세)군의 부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유양에게도 절반의 과실이 있으니, 피고는 손해액의 절반과 위자료로 총 1억6,8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조군은 2008년 8월 오전 5시께 무면허 상태로 오토바이에 유양을 태우고 불법유턴을 하다 정면에서 시속 80km로 달려오는 택시에 부딪혀 둘 다 사망했다.

재판부는 "조군의 부모는 조군이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운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볼 때 부모로서 자녀를 감독ㆍ교육하는 의무를 소홀히 했고, 택시 운전자는 과속 운전을 하고 전방 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양에 대해서도 "미성년자인 조군의 오토바이에 타면서 안전모도 쓰지 않고, 운전자에게 교통법규 준수를 촉구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며 절반의 책임을 물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