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철(51) LG 스카우트팀장은 프로야구선수 출신 스카우트 1호다. 태평양 시절이던 1989년 처음 스카우트 업무를 시작했으니 올해로 21년째다. 8개 구단 스카우트를 통틀어 김 팀장보다 '선참'은 없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삼미 선수였던 김 팀장은 1983년 기록원, 1984년 매니저 등을 거친 뒤 89년부터 스카우트가 됐다. 김 팀장의 안목을 높이 산 강창호 태평양 단장의 권유가 계기가 됐다.
당시만 해도 스카우트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했던 시절이다. 7개 구단 가운데 스카우트를 뒀던 구단도 태평양 MBC OB 빙그레 4구단밖에 없었다. 비디오카메라 같은 첨단장비가 있을 리 없었다. 그저 노트 한 권 들고 동대문구장에서 살아야 했다.
김 팀장은 제39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한창인 요즘, 수원구장에서 산다. 후배들이 4명이나 있지만 매일 출근부에 도장을 찍는다. "제 눈으로 보기 전에는 아무것도 믿지 않습니다."
김 팀장은 현대 시절 신인왕만 5명(박재홍 김수경 조용준 이동학 오재영)이나 배출한 '미다스의 손'이다. 지난해 현대가 파산하면서 삼미-청보-태평양-현대로 이어진 구단 매각의 '산증인' 신화는 깨졌지만 KIA를 거쳐 올해 LG에 둥지를 틀었다.
"작년에 제게 직장을 줬던 KIA 그리고 올해 불러준 LG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김 팀장은 지난해 1년간 KIA에서 일했고, 시즌 후 LG로 '스카우트'됐다. 김 팀장은 "훌륭한 선수를 한 명이라도 더 뽑아서 LG가 명문구단의 위상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는 게 소망"이라고 했다.
스카우트 업무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는 김 팀장에겐 선수 선발과 관련해 확고한 원칙이 있다. "만개한 꽃보다는 봉오리를 좋아합니다. 만개한 꽃은 곧 시들지만 봉오리는 조만간 활짝 피지 않습니까?"
수원=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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