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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세계를 담는다

입력
2009.08.06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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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통주의 기회다.

위스키, 와인, 니혼슈(日本酒ㆍ사케의 정식명칭) 등 외래종 주류가 귀한 대접을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몸을 낮춰왔던 우리 전통주들이 세계시장을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고있다.

이 같은 자신감의 배경에는 정부의 든든한 후원이 자리잡고 있다. 높아진 한국의 위상도 한몫하고 있다. 세계적인 저명인사를 초대해 치르는 국제 행사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전통주를 홍보할 기회가 많아져 세계인의 인식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맛이나 품질면에서 다른 주류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자신감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11일 개막하는 '2009 세계환경포럼'의 공식 건배주로 국순당 '강장백세주'가 선정됐다. 이 포럼에는 각국 환경부장관급 대표, 해외 시장급 대표, UN산하 기관장급 등 250여명의 국내외 내빈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술은 2007년 세계주류박람회와 상하이국제식품박람회 전통주 부문에서 잇따라 금상을 수상하면서 해외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편. 지난 해 OECD장관회의와 2008 부천세계무형문화유산엑스포에서도 공식 건배주로 사용되기도 했다.

국순당 관계자는 "찹쌀과 전통누룩을 주원료로, 인삼, 구기자, 오미자 등 10가지 한약재를 넣어 빚은 술로 매년 일정량만을 한정 생산하고 있어 한번 맛을 본 해외 귀빈들로부터 꾸준히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 공식 건배주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버섯 발효주 '천년약속'도 지난 달 16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국제주류품평회에서 청주(rice wine) 부문 동상을 수상했다. 상황버섯이 면역력을 향상시켜주고, 자궁출혈, 월경불순 등 부인병 치료는 물론, 항암효과까지 있다는 마케팅 전략이 주효, 현지에서 건강술로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김일주 천년약속 대표는 "세계 3대 주류품평회 중 하나로, 까다롭기로 유명한 평가를 통과하면서 우리 전통주를 보는 세계인의 시선이 확연히 달라졌다"며 "이를 토대로 올해 중국 진출에 성공했으며, 내년부터 일본, 미국 등에 순차적으로 수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상면주가는 전통주인 복분자술에 탄산을 가미한 퓨전술 '빙탄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과즙과 탄산을 혼합한 술은 RTD(Ready To Drinkㆍ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저알콜 음료)라는 이름으로, 최근 세계 젊은 층의 새로운 술문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세계 1위 주류업체 디아지오가 최근 한국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나서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배상면주가가 맞불로 꺼낸 카드이다.

제품 패키지에 빨대를 부착하고 탄산주 전용잔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펀(fun)마케팅'을 통해 '전통주는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견을 깨뜨리겠다는 전략. 배상면주가는 국내시장에서 외래종 RTD와 승부, 해외진출 가능성도 타진한다는 복안이다.

홍기준 국순당 과장은 "외국인의 기호에 맞춰 색깔을 가미하거나 트림을 줄여주는 막걸리가 등장하는 등 전통주 시장이 많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정부차원의 체계적인 홍보가 뒷받침된다면 외래종 주류와의 경쟁에서 승산이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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