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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효의 유씨씨] 국민생활 개선 3대 건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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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효의 유씨씨] 국민생활 개선 3대 건의사항

입력
2009.08.06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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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든 좌석버스에 휴대폰 전파 차단장치를 설치하라!

아침 8시, 수도권 한 도시에서 서울 강남으로 향하는 좌석버스 안. 이른 출근에 벌써 지친 직장인들이 자리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갑작스런 전화벨, 한 중년 여인이 전화를 받는다. 이내 버스 안에는 그녀의 사생활이 중계되기 시작한다. "나 드디어 6개월 만에 수영 중급반으로 진급했어. 평형 발차기가 드디어 되잖아, 코치가 기적이래."

선잠이 들었던 사람들도 다 깨고, 휴식을 취하던 사람들의 피부에 그녀의 목소리는 채찍처럼 사정없이 떨어진다. 뭔가 따끔하게 한마디 못하는 자신에 대한 자괴감도 이 여인 땜에 덤으로 얻는 스트레스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계몽이나 교양으로 이루어지는 건 인간의 세계다. 그 이하에서는 조건반사적 훈련이 필요할 뿐이다.

버스에 전파 차단장치를 설치하자. 2 년쯤 뒤에 장치를 풀어도 한번 훈련된 사람들에게 버스는 휴대폰 통화 불가능 지역일 것이다.

2. 자녀 독립 법안을 발의하라!

법적으로 20세가 넘으면 성인이다. 이 나이가 넘은 자식을 부양하지 않아도 부모가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이유는 없다. 그런데도 수많은 자식들은 20세, 30세 심지어 40세가 넘어도 부모에 의지한다. 자신의 재산을 자녀에게 나눠준다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다.

문제는 그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도 자식들의 끈질긴 애걸 혹은 애정을 담보로 한 위협에 굴복해서 재산을 내어주는 부모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이 경우는 확실히 법적인 보호가 필요하다.

이 법안의 골자는 이렇다. 시집 간 딸이 집에 와서 "엄마, 김서방이 엄마가 담은 총각김치가 맛있다고 해서…" 엄마가 바로 파출소에 신고하면 경찰이 출동해 사실이 확인되는 즉시 딸을 연행해 3일 이하 구류에 처한다. 혹은 사업하는 아들이 와서 "아버지, 갑자기 자금이 안 돌아서 그러는데, 이 집 좀 잠시만 은행에 담보로…" 그 즉시 신고. 이 경우는 김치보다 훨씬 욕심 규모가 크기 때문에 10일 이하 구류다.

물론 삼진 아웃제도 적용된다. 세 번 이상 걸리면 적어도 6개월 이상 감옥에 있어야 하고, 부모가 자녀들을 얼마나 고생하며 키웠는지, 인생은 부모 돈이 아니라 자신이 번 돈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에 대한 60 시간 이상의 교육도 이수해야 한다.

3. 고속도로 전용차선 위반 벌금을 500만 원으로 인상하라!

버스 전용차선제가 실시된 이후 승용차 운전자들에게 고속도로는 많은 경우 저속도로가 됐다. 괜찮다. 나 혼자 탄 차보다 수십 명을 태운 버스가 먼저 가는 건 공평해 보인다. 억울하면 나도 버스를 타면 된다.

그런데 아직도 상당히 많은 승용차들이 전용차선을 위반한다. 몇 시간을 거의 서 있다시피 하는데 전용차선으로 쌩쌩 달리는 승용차를 보면 준법에서 오는 박탈감은 머리가 지끈거리는 스트레스가 된다. 단속 당할 가능성이 없다는 자신감인지 아니면 단속되더라도 몇 만원 벌금만 내면 된다는 배짱인지 알 길이 없다.

많은 위반차량이 켜는 비상 깜박이는 정말로 비상 상황일 수도 있지만, 어떤 때는 탈법할 용기도 없이 무력하게 막히는 길에 서 있는 양순한 준법자들을 조롱하는 것 같기도 하다. 또 어떤 때는 당신도 잠깐만 양심을 버리면 우리처럼 빨리 갈 수 있다고 유혹하는 것 같기도 하다.

위반 벌금을 500만 원 이상으로 올리자. 볼 일이 급한 사람들은 500만 원이라는 돈의 가치와 자신의 시간 가치를 따져봐야 한다. 그러면 전용차선으로 쌩쌩 달리는 차를 보면서도 옆에 앉은 아들에게 할 말은 있다. "저들은 돈을 손해 보고, 아빠는 시간을 손해 보는 것이란다." 공평하다.

육상효 인하대 교수·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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