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들은 이번 달에 아파트 베란다와 처마 밑, 가로수를 유심히 관찰해야 할 것 같다. 8월에 벌떼 출현이 집중돼 부주의시 예기치 않은 화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벌떼 관련 신고로 119구조대가 출동한 경우는 총 6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8% 늘었다. 벌에 쏘인 시민도 올해 상반기까지 지난해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도봉.은평.성북구 등 산을 끼고 있는 지역에서 벌떼가 자주 출현하고 있으며, 도심 주택가 또는 등산 중 벌에 쏘여 119헬기로 구조하는 빈도도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전만 해도 벌떼 관련 119구조출동은 수백 건 정도 였으나 2006년 1,717건, 2007년 2,846건, 2008년 3,165건 등 최근 3~4년 사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에도 8월 한달 간 전체 신고건수의 36%(1,138건)가 접수돼 벌떼 활동이 가장 왕성했다.
소방재난본부 측은 벌떼 출현 급증이 벌의 개체수가 많아진 이유도 있지만 서울의 대기 환경 변화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양봉협회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보다 일찍 야생벌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며 "날씨가 예년에 비해 선선해 번식력이 커졌고, 최근 몇 년 사이 서울 대기가 눈에 띄게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소방재난본부는 가정집에서 벌집을 발견하면 함부로 제거하지 말고 119구조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벌에 쏘였을 때 손이나 핀셋으로 침을 빼내려고 할 경우 독이 더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신용카드 등으로 피부를 밀어 침을 뺀 뒤 얼음찜질을 하고 안정을 취할 것을 함께 당부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