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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방문진 첫 회의… 불 켜진 'MBC 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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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방문진 첫 회의… 불 켜진 'MBC 민영화'

입력
2009.08.06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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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제8기 이사진이 10일께 첫 이사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언론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새로 선임된 이사 9명 중 6명이 보수 색채의 친정부 인사로 분류되면서 정권 차원의 'MBC 옥죄기'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엄기영 사장 등 경영진 교체와 MBC 민영화 등이 그 핵심인데 이를 두고 MBC 노조를 비롯한 시민ㆍ언론단체의 반발이 거세 방문진 이사회의 향후 행보와 그에 따른 사회적 논란이 주목된다.

■ 민영화 논의 군불 때나

방문진 이사진에 합류한 최홍재 공정언론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현재로선 (MBC 민영화 등에 대해)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최근 인터뷰 등에서 밝힌 MBC 민영화 논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기존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최근 라디오 방송에 출연, MBC 민영화 문제와 관련해 "(민영화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국민 동의를 받아가는 과정을 밟으면 이 문제가 잘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MBC의 민영화 논의를 피할 수 없는 시기가 됐다"며 "공영방송법 제정, 민영 미디어렙 도입 등이 올 하반기에 이뤄지는 만큼 MBC로서는 공영이든 민영이든 위상을 결정지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PD수첩' 사태 때부터 MBC의 보도태도에 문제를 제기해왔다.

방문진 이사장이 유력시되는 김우룡 한양대 석좌교수는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은 MBC 민영화 문제를 원점에서 검토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사들의 의견을 모으는 노력이 중요하며 개인적으로는 현재 어떻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가 어렵다"며 "법률적 타당성이나 국민, MBC 구성원 등과 논의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7월 뉴라이트전국연합 토론회에서 MBC 지방계열사를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정수장학회 지분을 모두 인수한 뒤 다시 그 중 60%를 국민에게, 10%를 사원에게 매각하는 민영화 방안을 제안했다.

■ 엄기영 사장 "정도 가겠다" 맞대응

엄기영 MBC 사장은 최근 "정치.사회적으로 또 회사 안팎에서 많은 논란과 갈등이 일고 있지만 어느 정파와 세력에도 흔들리지 않고 정도를 가겠다"고 강조했다. 'MBC 손보기'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엄 사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 한 달 동안 마치 한바탕 거대한 태풍이 밀려오듯 거세게 소용돌이치는 것을 목격했을 것"이라면서 "위기와 변화는 늘 있어 왔다. 고비마다 우리가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MBC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국민의 방송 MBC를 지켜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방송사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공정하고 동일한 경쟁 규칙이 적용돼야 한다"며 정부를 향해 일침을 놓기도 했다.

■ MBC노조 등 언론단체 반발 거셀 듯

언론ㆍ시민단체와 야4당으로 구성된 '언론악법 원천무효와 언론장악 저지 100일 행동'은 새 방문진 이사 임명장 수여식이 열리는 7일 MBC 장악 저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MBC 노조(언론노조 MBC본부)도 첫 이사회가 열리는 10일부터 뉴라이트 이사 퇴진투쟁을 하기로 했다.

언론사 노조 등은 잇달아 성명을 내고 "뉴라이트 점령군의 MBC 죽이기가 시작됐다"며 이번에 새로 합류한 이사들의 자진 사퇴를 촉구해 마찰을 예고하고 있다.

● 방송문화진흥회는?

MBC 주식 70%를 소유하고 있는 특별법인으로 언론통폐합 이후 KBS가 소유하고 있던 MBC 주식을 넘겨받아 1988년 12월 설립됐다. 방송문화진흥회법에 근거해 총 9명의 이사진으로 구성되는데 이사는 자천 혹은 타천으로 공모에 응한 이들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들이 임명한다. 이사의 임기는 3년.

방송문화진흥회의 기본업무는 MBC의 경영을 평가하는 등 MBC 경영에 대한 관리 및 감독이다. 경영을 책임지는 사장에 대한 임명권과 재신임권 역시 방문진이 갖는다.

김종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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