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직원을 로봇으로 바꾸고 있다. 카페가 공장으로 바뀌고 직원들은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 당한다" 미국 대형 커피체인점 스타벅스의 미네아폴리스 지점 바리스타 에릭 포만은 새로운 회사 방침에 불만을 터뜨렸다.
스타벅스가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일본 자동차 도요타의 유명한 제조방식 린(Leanㆍ비용절감을 위해 생산부터 유통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비효율적인 요소를 제거하는 것)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고 5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되면 원두를 카운터 맞은 편 위에 올려놓고 원두마다 다른 색깔로 표시해 바리스타들은 선반 아래로 허리를 구부린다거나 원두 구별하는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언뜻 보기에는 동선이 짧아져 종업원들이 편할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 낭비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종업원들에게는 숨돌릴 시간 조차 없어진다.
이런 혁신을 지휘하고 있는 인물은 스콧 헤이든 부사장으로 10명으로 구성된 팀원과 함께 미국 내 스타벅스 1만1,000개 매장을 누비며 린시스템 보급에 나서고 있다. 헤이든 부사장은 "움직이는 것과 일은 다른 문제"라며 "걷고 구부리고 하는 등 30%의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린' 팀은 스톱워치와 어린이 장난감을 들고 각 매장을 방문해 장난감의 귀와 눈 코를 분리한 뒤 다시 조립하는 시간을 측정하며 종업원들에게 손놀림 속도 높이기 교육을 실시했다. 그 결과 지난해 처음 린시스템이 도입된 오리곤주의 한 매장에서는 커피 만드는 시간이 평균 25초에서 23초로 2초 단축됐다. 크림 등이 추가돼 손이 많이 가는 프라푸치노의 경우는 무려 8초가 단축됐다.
하지만 식당사업 컨설팅 전문가 제프리 번스타인은 "그런 효율성은 사람들이 스타벅스 커피를 사러 올 때만 도움이 된다"고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최근 매출이 4%나 떨어진 스타벅스가 직원의 효율성 제고로 매출부진을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전세계 17만6,00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스타벅스로서는 이 방식이 인건비 절감을 통해 불황을 극복할 효과적 방법이라 믿고 있다. 스타벅스는 연간 수입의 24%에 해당하는 25억달러를 인건비로 지출하고 있다. 경쟁업체인 던킨도너츠도 린 방식을 도입했다. 어쨌든 커피를 주문하고 대기하는 시간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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