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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광화문 광장 예견된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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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광화문 광장 예견된 사고

입력
2009.08.05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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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차가 가장 많이 다니는 도로 한 복판에 공원을 만들면 위험하지 않나요?”(기자)

“당연히 안전장치가 있죠.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서울시 관계자)

2007년 6월14일 서울 광화문 광장 조성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장. 안전문제를 우려한 기자들의 질문이 잇따르자 서울시 관계자는 충분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09년 8월3일. 광장을 개방한 지 이틀 만에 차선을 벗어난 택시가 광화문 광장으로 20여m나 돌진했다. 최근까지도 안전장치에 대한 지적이 계속 있었지만 대책은 광장높이를 도로바닥보다 10∼15㎝ 높게 설치한 것이 전부였다.

더 큰 문제는 사고가 터진 후에도 근본적인 대책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는 일단 안전요원을 30명에서 100명으로 늘리도록 했지만 말 그대로 임시변통일 뿐이다. 광장 개방이후 이틀동안 이곳을 찾은 사람이 40여만명에 이르는데 감당할 수 있을까.

경찰은 사고 직후 광장과 인도를 잇는 횡단보도 폭도 현재 8m에서 12m로 넓히고 광장 테두리에 안전 울타리를 설치할 것도 요청했지만 시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미관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는 펜스를 겸용하도록 설치해 놓은 화분 간격을 촘촘히 조정하는 방안을 마지못해 내놓을 뿐이다.

시는 6월에도 운임징수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한 줄도 모르고 지하철 9호선을 조기 개통하려다 오히려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서두르다 보니 그랬다고 변명할 수도 있으나 치적을 알리려는 마음이 앞섰던 탓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시민의 편의와 도시미관도 좋지만 가장 큰 전제는 안전이다. 서울시는 더 늦기 전에 광장주변을 꼼꼼히 둘러봐야 한다.

강철원 정책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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