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니스 비즈니스에는 뇌물이 필수?"
중국에서 발생한 뇌물사건 가운데 64%가 다국적 기업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중국 일간 칭녠바오(靑年報)가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 민간경제 분석연구소인 안방그룹(安邦集團)이 최근 조사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수사당국이 최근 10년간 적발한 부패사건 50만 건 가운데 64%가 다국적기업과 연관된 국제무역 관련 사건"이라며 "다국적 기업들의 중국내수 시장진출이 가속화하면서 중국 당국에게 뇌물을 주고 부당 이익을 추구하는 부패한 외국기업의 영업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당국은 올 2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중국 현지 부동산투자 담당 직원 2명을 뇌물공여 혐의로 수사 중이다. 모건스탠리는 이와 관련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해외부패반대법(CPA)'위반 혐의를 인정하는 문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독일 지멘스 그룹 산하의 지멘스 교통과 지멘스 수변전, 지멘스 의료 등도 지난해말 중국시장에서 뇌물공여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지멘스 교통은 2002~2007년 6년간 총 2,200만 달러에 달하는 거금을 홍콩에 설립한 컨설팅 자회사를 통해 중국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해왔다. 지멘스를 이를 통해 총 10억 달러에 달하는 7개철도와 관련 신호설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또 지멘스 의료도 2003~2007년 5년간 중국 국유병원 5곳에 2,340만 달러의 뇌물을 줘 자신들의 의료 제품들을 구매토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 유통업체 까르푸는 2007년 8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공급 업체들로부터 100만위안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중국 수사당국의 조사결과 밝혀졌다. 미국의 진단설비 생산기업인 DPC의 톈진(天津)지사는 11년간 중국국유병원 의사들에게 164만 달러의 뇌물을 제공한 사실이 밝혀져 미국 법에 따라 47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이밖에도 미국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와 월마트, 루슨트테크놀리지, IBM, 코카콜라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뇌물 공여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는 등 다국적 기업들의 부패양상은 중국에서의'현지화'와 맞물려 공공연한 비밀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칭녠바오는 "선진국 다국적 기업들의 부패양상이 개발도상국인 중국으로 전염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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