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자력 우주 발사체 나로호(KSLV_Ⅰ)에서 기술적 문제점이 발견돼 11일로 예정된 발사가 또다시 연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4일 “나로호 발사체 1단 시험을 담당하는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지난달 30일 실시한 연소 시험을 상세 분석하는 과정에서 특이값을 나타내는 데이터를 발견했다’는 내용의 팩스를 3일 저녁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보내 왔다”고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특이값이 나온 이유를 명확히 밝혀야 그대로 발사할 것인지, 일정을 늦출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며 “발사 성공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굳이 11일 발사를 강행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 발사 연기를 시사했다. 이주진 항공연 원장도 “발사가 며칠 정도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계 기관들은 특이값이 나온 항목과 이를 규명하는 데 걸리는 시간 등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발사가 연기되면 6번째다. 나로호는 당초 2005년 12월까지 개발을 완료키로 했으나 한러 기술협력계약이 2004년 10월에야 체결되는 바람에 2007년 10월로 연기됐다. 또 ‘한러 우주기술보호협정’에 대한 러시아 국회의 비준이 늦어져 2008년 12월로 미뤄지는 등 연기를 거듭했다. 기술적 문제로 인한 연기는 지난달 30일에 이어 두 번째다.
발사 연기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우주항공전문기업인 비츠로테크가 가격제한폭까지 내렸고, 인공위성시스템 전문업체인 쎄트렉아이와 액체연료로켓을 개발 중인 한양이엔지도 급락했다.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군 일대의 숙박업소도 예약 취소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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