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문을 여는 서울 지역 자율형사립고(자율고) 13곳이 최근 선정됐다. 자율고의 가장 큰 특징은 학교가 교과과정을 자유롭게 짤 수 있다는 점이다. 교과 이수단위의 50% 이상만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으로 편성하면 나머지는 학교 재량에 맡긴다. 13개 예비 자율고도 교과 집중이수제, 조기이수제, 교과선택제, 무학년제 등 저마다 학교 특성을 살린 교과 과정을 선보이며 학생ㆍ학부모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자율고별 주요 특징을 알아본다.
■ 경희고
수학ㆍ과학 과정을 특성화하고 현재 영어에 한해 실시하고 있는 교과교실제를 국어와 수학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국ㆍ영ㆍ수 과목은 집중이수제도 도입된다. 영재반을 지도할 전문지도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현재 22명인 석ㆍ박사 비율을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1ㆍ2학년은 정규 수업시간에 태권도를 배워야 하고, 학생들의 인성지도를 위해 학부모와 학생, 교사가 함께하는 봉사활동도 계획 중이다.
■ 동성고
가톨릭재단이 운영하는 학교답게 예비신학생 과정을 운영한다. 예비신학생은 영성입문과 신학입문을 배우고,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일반 학생은 인문사회와 자연공학 과정으로 나뉘며 일본어와 중국어 중 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학업 성적은 학생, 학부모의 요청이 있을 경우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토요일마다 명사를 초청해 배우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 배재고
배재고는 선택중심 교육과정을 지향한다. 가령 상경계열(인문ㆍ사회과정)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는 자연계열에서 배우는 수학II 과목을 개설하는 등 소수자의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학업성취도 향상을 위해 속진ㆍ심화반을 운영하며, 과학은 과목별로 전담교실과 첨단 기자재를 활용한 실습 위주의 수업을 진행한다. 전 교과에 걸쳐 논술 및 토론 수업이 병행된다.
■ 세화고
인문ㆍ자연ㆍ국제과정으로 교과과정을 편성했다. 국제과정은 다양성을 기하기 위해 한국의 전통문화 과목을 4단위 이수해야 한다. 1인 1악기 교육, 1인 1클럽 활동을 통해 리더십도 배양한다. 영어, 한자, 경제에 대한 이해력을 검증하기 위한 세화능력인증제도 도입된다. 특성화 과목인 교양경제와 교양과학은 수시로 지필 평가를 실시해 통과 여부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할 계획이다.
■ 숭문고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높이기 위해 독서 및 작문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독서멘토링, 단계형 글쓰기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재량활동으로 독서지도, 작문기초, 작문발전 과정을 2단위씩 개설했다. 한자ㆍ영어ㆍ정보능력에 대해서는 졸업인증제를 실시한다. 학생이 기타, 펜글씨, 농구, 테니스, 미술감상 중 2과목을 선택해 배울 수 있는 1인2기 예ㆍ체능교육도 구상 중이다.
■ 신일고
1학년 과정부터 GP(Global Pioneerㆍ인문사회)와 GE(Global Explorerㆍ이학공학) 심화과정을 운영한다. 2학년 때부터는 GL(Global Leaderㆍ국제유학반) 과정을 운영하는데, SATㆍAP 과목 등을 전문강사가 교육할 예정이다. 영어ㆍ어학 우수학생과 짝을 맺어 학습하는 버디(Buddy) 시스템도 구비했다.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과목에는 신일표준평가제도를 도입해 학업성취도 향상을 꾀할 계획이다.
■ 우신고
인문사회ㆍ어문ㆍ이학공학 분야로 특성화 과정을 나눴다. 국어 교과는 2단위 증배 운영되고, 제2외국어의 경우 4단위를 개설한다. 학교가 자체 개발한 대학진학프로그램인 Zion을 운영, 학생들의 성적 관리에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1ㆍ2학년을 대상으로 특수학교와 연계한 장애우 돕기 프로그램을 마련해 공동체 의식 함양에도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 이대부고
인문ㆍ이공 과정 외에 음악ㆍ미술 분야를 특성화했다. 교양과 품위를 갖춘 감성적 예술인을 육성하려는 학교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제2외국어는 독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과목 중 하나를 골라 최소 136 단위를 이수하도록 했다. 수업은 직접교수, 코칭, 세미나의 다단계 수업방식을 활용하고, 학생들의 학습수준을 기초학력부진부터 심화 단계까지 5단계로 진단해 개인별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 이화여고
5대 영역에 걸쳐 학생 개인별 특성을 모니터링하는 자기탐구 학습을 실시한다. 특성화 과정은 크게 국제어문ㆍ인문사회ㆍ자연ㆍ예체능 과정으로 나뉘며, 교과별 캠프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정동길 중심의 문화ㆍ예술 탐구, 덕수궁과 경희궁을 중심으로 한 역사탐구 등 학교 입지를 활용한 문화 탐구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봉사ㆍ영어ㆍ한자ㆍ독서 등 7개 영역은 학교가 책임 지도하는 인증제가 도입된다.
■ 중동고
별도의 재량활동을 편성하지 않고 특성화교과(글로벌리더십ㆍ창의성 연구)를 무학년제로 편성ㆍ운영한다. 2단위만 필수이고 나머지 20단위는 무학년 선택제로 진행할 예정이다. 토론 및 논술형으로 나뉘는 특성화교과는 성취도를 산출하지 않고 학생부에 문장으로 평가결과를 기재한다. 모든 영어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며, 영어ㆍ한자에 한해 기초학력을 진단하는 중동 EST를 실시할 방침이다.
■ 중앙고
중앙고는 1학년에 과학사를 특성화교과로 지정했다. 2학년은 태껸ㆍ사물놀이ㆍ서예 중 한 과목, 3학년은 수학ㆍ과학ㆍ영어의 심화ㆍ고급과목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과제연구 교과를 개설, 학생들이 연구보고서를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해당 교과를 이수한 것으로 인정해 준다. 교과교실제, 수준별 수업, 쉬는 시간 없이 2시간 연속 수업하는 블록시간제 등 학력 향상을 위한 다채로운 방안도 구비돼 있다.
■ 한가람고
능력별 교과선택권을 보장한다. 예를 들어 일정 기준을 충족한 학생은 영어 6단위, 과학 6단위만 이수하면 나머지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학생의 자치활동권을 존중, 학생들이 학기 초 주제를 정하면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필수 과목으로 지정된 개인교과 연구는 이수학점 없이 통과 여부만 점검하지만, 별도의 위원회에서 연구 성과를 인증받아야 졸업이 가능하다.
■ 한대부고
이공의약ㆍ국제인문ㆍ예체능 과정을 특성화했다. 의약이공은 수학ㆍ과학, 국제인문은 영어, 예ㆍ체능은 전공이론과 실기에 치중한다. 교과별로 수업동영상을 제작해 공개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한 논술 및 무학년 독서·토론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학습 부진 학생에 대해서는 대학생 자원봉사자가 1대1 지도하는 특별과외 수업도 계획돼 있다.
김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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