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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김정일 면담/ 北방송 즉각 보도… 강석주·김양건 등 면담 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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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김정일 면담/ 北방송 즉각 보도… 강석주·김양건 등 면담 배석

입력
2009.08.05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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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평양에 도착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전세계 언론 뿐 아니라 북한에서도 관심이었다.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날 오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함으로써 논의 내용에 이목이 집중됐다.

클린턴 전 대통령 일행이 탄 비행기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것은 이날 오전 10시48분. 미국 본토 쪽에서 출발한 비행기 1대가 알래스카 쪽 미주 항로로 비행하다 북한으로 접근한 뒤 평양 공항에 내린 사실이 한국군 레이더망에 포착된 것이다.

특별기 트랩을 내려온 클린턴 전 대통령을 맞은 이는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었다.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자리는 명목상 국가 수반인 만큼, 위원장을 대리하는 부위원장이 전직 미국 대통령을 영접했다는 것은 특별한 예우로 보인다. 1994년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 방북 당시에는 송호경 외교부 부부장이 판문점에 마중을 나왔고, 평양에선 김영남 당시 외교부장이 안내를 맡았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조선(북)의 대응은 간결하면서도 환영의 뜻이 담긴 것이었다"며 "비행장에서는 전직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실무적인 사업 수행으로 그치지 않으리라는 것을 예감시키는 광경들이 펼쳐졌다"고 전했다.

정오가 되자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일제히 평양 도착 사실을 전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 매체들은 낮 12시 뉴스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문 사실을 보도하다 5,6분 정도 보도가 중단되는 방송 사고를 내기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는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했다.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를 다루는 핵심 참모들이 참석한 것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또 국빈용 숙소인 백화원초대소에서 북한의 핵심 권력 기구인 국방위원회가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북한이 이날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정성을 다함으로써 향후 북미관계 개선 움직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르면 5일 오후 석방된 미국 여기자 2명과 함께 워싱턴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정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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