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태풍의 진원지인 광주의 기세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 시즌 초만 해도 선두를 달리며 리그를 뒤흔들었던 광주지만 최근 4연패로 리그 4위까지 떨어졌다. 9승2무6패(승점 29)인 광주는 7위 제주(6승5무6패 승점 23)와 승점차도 6점으로 좁혀져 6강권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얇은 선수층 탓에 항상 안고 다녔던 '시한폭탄'이 터진 광주의 부진 원인을 짚어봤다.
■ 수비진 줄부상으로 전력 약화
이강조 광주 감독은 시즌 내내 '부상이 최대 적'이라고 밝혀왔다. 전반기에 주전들의 큰 부상이 없었던 광주는 후반기 들어 수비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구멍이 뚫렸다. 든든한 중앙수비수 배효성은 지난달 18일 제주전에서 팔 골절 부상을 입어 앞으로 3주간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게다가 수비의 핵이었던 박병규 역시 9월 말에나 부상에서 돌아와 팀에 합류할 수 있다. 이 같은 중앙수비수의 공백을 강민혁과 장현규 등이 메우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광주는 지난 4경기에서 무려 7실점을 허용, 수비벽에서 문제점을 나타냈다. 광주는 베스트 멤버와 후보자원간 실력차가 뚜렷하다. 한정된 자원으로 팀을 꾸려야 하는 이 감독은 팀 특성상 여름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력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 골대 불운과 기동력 감퇴
'공격듀오' 최성국과 김명중에 의존도가 심한 광주는 이들이 주춤하자 별다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나란히 7골씩 넣으며 팀 공격을 이끌었던 최성국과 김명중의 득점포가 연일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 광주는 수비를 두텁게 세우고 돌파력이 있는 최성국과 김명중을 중심으로 한 역습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리그 17경기를 모두 선발 출전한 최성국과 김명중은 무더위가 찾아오자 체력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 감독은 "체력적인 문제 탓에 이전보다 기동력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효율적이고 집중력 있는 공격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부진의 원인을 설명했다.
최근 4경기에서 광주는 3골을 넣는 데 그쳤다. 득점 기회는 많았지만 골대불운이 겹쳤다. 최성국은 1일 광주전을 비롯해 4경기 동안 골대를 두 차례나 맞춰 고개를 떨궜다. 게다가 공격패턴이 읽힌 광주는 창 끝이 무뎌지고 있다.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지 않는다면 광주의 부진은 깊어질 수 있다.
김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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