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룡 통영향토역사관장, 30년 넘게 수집해온 자료·초상화 전시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수 십년 간 여러 차례 변해왔는데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우리 국민의 큰 위인인 장군의 모습을 누군가는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이순신 장군을 묘사한 인물화를 제작 연대순으로 볼 수 있는 전시회가 국내 처음으로 열리고 있다. 경남 통영의 향토사학자인 김일룡(63) 통영향토역사관장은 12~16일 통영에서 열리는 한산대첩축제에 맞춰 30년 넘게 수집해온 이순신 장군 관련 자료와 장군의 영정 및 초상을 시대순으로 정리해 경남 태평동 통영향토역사관 전시실에서 '이순신과 통제영 자료전'이란 특별기획전을 열고 있다.
8월 한 달간 전시될 장군의 영정과 초상 중에 원본은 1점 뿐이지만, 우리의 마음 속에 담긴 장군의 이미지가 세월에 따라 뚜렷이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이상범 화백의 작품으로 1933~52년에 한산도 제승당에 봉안됐던 장군의 영정은 짙은 눈썹과 치켜 올라간 눈꼬리로 그려져 강직한 장수의 이미지가 돋보인다.
김은호 화백이 그려 52~78년에 제승당에 봉안된 장군은 갑옷을 입었지만 전체적인 얼굴 형태가 부드러워졌다. 그러나 정형모 화백이 그려 78년 이후 제승당에 봉안된 영정은 눈매가 한층 다듬어져 문인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한편 장우성 화백이 1953년 그린 뒤 충남 아산 현충사에 봉안돼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장군의 표준영정은 무인의 풍모 보다는 고결한 인품이 강조된 초상이다. 이번 전시의 각 전시실은 '충무공 이순신과 임진왜란', '삼도수군통제영', '통제영 12공방' 등 3개 주제에 맞춰 꾸며졌다.
통영=이동렬 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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