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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착촌 넓히자"… 팔레스타인 강제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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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착촌 넓히자"… 팔레스타인 강제추방

입력
2009.08.04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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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무장경찰이 2일 예루살렘 동부 셰이크 자라 인근 팔레스타인 거주지에 들이닥쳐 이곳에서 50여년 간 살아온 팔레스타인 사람 53명을 강제로 추방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동트기 전인 새벽 5시30분, 무장 경찰들이 팔레스타인 사람 두 가족의 집에 들이닥쳐 총을 겨누며 사람들을 강제로 쫓아냈다"고 팔레스타인 난민 업무를 담당하는 유엔난민사업국(UNRWA) 크리스 귀네스 대변인은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이번 조치는 "예루살렘 동부가 이스라엘의 영토"라는 이스라엘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팔레스타인과 예루살렘 분할 통치를 대비해 이 일대 아파트 20여 채에 대한 경계를 분명히 하려는 의도이다.

최근 강경파인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연적 증가로 불어난 인구가 살 곳이 없다"며 얼마 전 "4년 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한 전 정권의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요르단강 서안과 동부 예루살렘을 차지하고 있는 유대인 정착촌을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자 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중동평화 로드맵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의 거주지를 빼앗고 이스라엘 정착촌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은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메건 맷슨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이스라엘 경찰의 행위는 미국이 지원하는 중동평화 로드맵에 따라 이스라엘이 실행해야 할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중동평화 특사 로버트 세리도 "이스라엘의 이번 행동은 용인할 수 없는 유감스러운 것"이라며 "중동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졸지에 집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길거리에 나뒹굴고 있는 가재도구 옆에서 "우리 미래는 이제 길거리에 나앉았다"며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반드시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울음을 삼켰다. 경찰의 강제퇴거가 끝난 직후 유대인 정착민들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울음을 뒤로 한 채 빈집으로 이삿짐을 옮겼다.

동예루살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이 점령한 곳으로 팔레스타인이 독립 후 수도로 삼으려는 곳이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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