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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국제음악제서 첼로 지도 거장 알도 파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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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국제음악제서 첼로 지도 거장 알도 파리소

입력
2009.08.04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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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국제음악제는 특별해요. 강효 예술감독은 학생을 위해 최고의 음악가로 음악학교 교수진을 구성했고, 청중에게 내놓는 음악제 프로그램도 대단히 훌륭하죠. 대관령의 자연도 정말 아름다워서 은퇴하면 여기 콘도를 하나 사서 쉬러 오고 싶군요."

대관령국제음악제를 사랑하는 첼로의 거장 알도 파리소(88 . 예일대 음대 석좌교수)는 이 축제의 가치를 다시 강조했다. 2004년 첫해부터 매년 여기 와서 마스터클래스를 여는 그는 1958년부터 예일대에 재직하면서 첼리스트 지안 왕, 장한나, 셔나 롤스턴 등을 길러낸 명 교육자이기도 하다.

브라질 출신의 이 대가는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유쾌하고 정력적이다. "뭐가 궁금하시죠? 제 은행계좌 갯수? 나이? 내년이면 32세가 되죠." 인터뷰는 그렇게 농담으로 시작됐다.

"한국은 재능 있는 어린 음악가가 계속 나오는 놀라운 나라예요. 줄리어드 음악학교에서 6년간 가르쳤던 한국 학생(장한나를 가리킨다)이 나중에 어느 인터뷰에서 가장 존경하는 스승이 로스트로포비치라고 해서 속이 상했죠."

7월 31일 용평리조트 눈마을홀에서 열린 개막 콘서트에서 그는 지안 왕, 셔나 롤스턴 등 제자와, 제자의 제자들로 이뤄진 첼로 앙상블을 지휘해 포퍼와 빌라로보스의 곡을 연주했다. 세대를 뛰어넘어 증손자뻘 학생이 포함된 앙상블과 호흡을 맞추는 그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대관령국제음악제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단순히 학생이 아니라 선생인 우리들의 친구이죠. 그들이 진짜 주인이고 선생은 손님이에요. 젊은 세대를 위한 음악교육은 중요해요. 음악은 평화이고 사랑이죠. 그것을 어린 세대와, 또 청중과 함께 나누는 데 이 축제의 의미가 있어요."

절친한 친구였던 같은 브라질 출신 작곡가 빌라로보스(1887~1959) 이야기도 들려줬다.

"그렇게 재미있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야한 농담도 잘 했고. 방광암으로 방광 절제 수술을 받아 30년간 튜브를 달고 살았고 건강도 나빴지만, 음악이 그를 살아있게 했어요. 우리는 1940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처음 만났죠. 저를 위해 첼로협주곡 2번을 써줬어요. 그 곡은 1955년 제가 뉴욕필과 함께 세계 초연했고 EMI 레이블로 음반도 냈죠."

그는 대관령국제음악제를 정부가 계속 지원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 나라를 위대하게 하는 것은 문화의 힘이에요. 1950년 독일 순회공연 때 일이 떠오르는군요. 당시 독일은 전쟁으로 모든 게 파괴되고 돈도 없었지만 사람들은 음식 대신 음악을 원했고, 가는 곳마다 콘서트홀이 꽉 찼어요. 요즘 전 세계가 경기 침체라지만 문화는 불황과 상관없이 또 정치가 어찌 됐든 영속돼야 해요. 대관령국제음악제도 계속 지원을 받아야 합니다. 그럴 가치가 충분하니까요."

평창=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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