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남부지방 장마가 29년 만에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됐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남부지방은 6월 21일부터 시작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약한 비가 내려 장마기간이 무려 44일째를 기록했다. 이는 1980년 남부지방의 장마가 45일(6월 16일~7월 30일)을 기록한 이래 최장 기록이다.
기상청이 1973년부터 장마기간을 집계한 이후로 남부지방에 40일이 넘는 장마가 내린 것은 74년(46일)과 80년 두 차례밖에 없었다. 올해 장마가 예년처럼 7월 중하순에 끝나지 않은 원인은 비정상적으로 강해진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북상을 막았기 때문. 북태평양 고기압은 우리나라에서 장마를 밀어내고 무더위를 동반하는 역할을 한다.
남부지방과 마찬가지로 44일째 장맛비가 내린 제주의 경우 98년(47일) 이후 11년만의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됐다. 만일 제주에 4일 이상 비가 더 내릴 경우 올해 장마는 전국적으로도 명실상부하게 29년 만에 최장기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해 우리나라 장마가 신기록을 세울 가능성은 현재 필리핀 해상에 있는 열대 저압부의 발달상황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45일째까지는 장마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그 이상은 열대 저압부가 태풍이 돼 북상하는 진로에 달렸다"면서 "장마가 얼마나 오래 갈지는 태풍에 달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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