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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여성시대와 함께하는 우리 이웃 이야기] 피서객 몰리는 7·8월은 '인명 구조' 상황실 긴장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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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여성시대와 함께하는 우리 이웃 이야기] 피서객 몰리는 7·8월은 '인명 구조' 상황실 긴장 최고조

입력
2009.08.0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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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해양경찰서 아니, 모든 경찰서 직원들이 기다리는 주말은 상황실 근무자들에게 가장 긴장되는 날이다. 특히 해수욕장에 피서객이 몰리는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는 더욱 그렇다. '오늘은 날씨도 화창하니 조용하겠지'라고 생각하며 창밖을 내다보며 생각에 잠기는 순간 한 통의 전화가 울렸다. "고무튜브를 타고 놀고 있던 우리 애들 셋이 없어졌어요. 파도에 떠밀려갔나 봐요. 조개를 캐는 데 정신을 팔다가… 우리 애들 어떡해요. 도와주세요. 제발~."

태안군 남면 신온리 마검포 해수욕장에서 어린아이 3명이 튜브를 타고 놀다가 사라졌다는 신고였다. 먼저 인근에 있는 경비함정과 순찰정, 그리고 공기부양정(호버크레프트)을 현지에 급파했다. 이어 부모를 진정시키고 자초지종을 물어 정확한 위치 파악에 나섰다.

해도를 펴놓고 아이들이 놀던 장소와 물때에 따라 변하는 조류의 흐름을 파악, 튜브가 떠밀려 갈 만한 위치를 찾기 시작했다. 물때가 간조(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시기)라 아이들이 튜브를 타고 외해로 떠밀리고 있다면 벌써 거아도 부근 해상까지 갔을 것이다. 즉시 경비함정과 순찰정, 호버크래프트에 거아도 해역으로 이동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다행히 며칠 동안 내리던 비가 그치고 바다 물결도 잔잔한 상태였다. '아이들이 움직이지만 않는다면 물에 빠질 염려는 없겠지'라고 위안을 하면서도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122구조대원을 급파했다. 상황실 안은 여기저기 전화 통화하는 소리로 시끌벅적한 가운데 초조한 시간이 흘렀다. 20분쯤 지났을 무렵, 공기부양정의 한 경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찾았습니다. 거아도 서방 0.2마일 해상에서 아이가 혼자 고무튜브를 타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일단 접근해서 다시 보고 드리겠습니다."

상황실 안에선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한 경장으로부터 아이를 구조했다는 무전이 왔다. 경비함정과 순찰정에도 해당 구역으로 이동 지시를 내렸다. 잠시 후 경비함정 김 순경의 무전이 왔다. "망원경에 노란 물체가 보입니다. 실종 신고된 아이로 추정됩니다."

경비함정이 다가서자 여자아이가 겁 먹은 표정으로 쳐다 보더란다. 아이는 놀랐는지 손을 잡을 생각도 하지 않고 울음을 터뜨렸다.

"아가야. 해양경찰 아저씨란다. 부모님께 데려다 줄게. 자! 손을 내밀어 봐." 아이를 함정으로 옮겨 태운 뒤 100m 가량 전후방을 수색하던 중, 망원경을 보고 있던 김 순경이 외쳤다. "좌현에 파란색 튜브에 탄 남자아이가 보입니다. 방금 전 공기부양정에서 구한 쌍둥이 동생인 것 같습니다." 함정이 다가가자 남자아이는 놀라는 기색 없이 의젓하게 내미는 손을 잡았다. 꼬마 녀석이 보통 침착한 것이 아니었다. 함정에서 구조한 아이들을 공기부양정으로 옮겨 태우고 마검포로 향했다.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 부모에게 연락했다. "태안해양경찰서 상황실입니다. 아이들 모두 찾았습니다. 지금 마검포로 이동 중입니다." 부모는 너무 기쁜 나머지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똑같이 애들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그 기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

휴가철인 7, 8월에는 물놀이 안전사고도 급증한다. 안전사고의 대부분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다. 특히 강과 달리 바다는 조류의 흐름 때문에 한 순간에 떠밀려 표류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에서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구조작업이 완료되고 한 숨을 돌린 상황실 직원들은 커피를 한 잔씩 타서 컵을 높이 들고 "브라보!"를 외쳤다. 그 때 다시 전화가 울렸다.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마음 졸이며 수화기를 들었는데, 조금 전 구조한 아이들의 어머니였다. "아까는 경황이 없어 제대로 인사도 못 드린 것 같아서요. 정말 감사합니다.

늦둥이로 낳은 자식이어서 너무나 소중한 아이들이거든요. 이렇게 무사히 품으로 보내주셔서 감사해요 해양경찰! 그 이름 정말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말해도 어머니는 고맙다는 인사를 수없이 되풀이 했다. 통화를 마친 뒤 마음 한 구석에서 피어나는 이 뿌듯함, 상황실만이 느낄 수 있는 마음이리라.

여름철 물놀이를 할 때, 부모들은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서는 안 된다. 가족과 함께 바다로 휴가를 떠날 계획이 있는 분들은 물놀이 안전수칙을 익히고 출발하는 것이 어떨까.

하나, 출발 전 점검사항

-예정지의 날씨, 안전상태와 의료지원 여부 확인.

-안전장비와 구급약품 준비.

-간단한 구조법과 응급처치요령 알아두기.

둘, 물놀이 전에 확인할 것

-물의 깊이와 온도, 물 흐름의 빠르기.

-안전장비의 작동상태. 특히 공기 튜브는 새는 곳이 없는 지 확인할 것.

-어린이들은 배꼽 이상 물이 차는 곳에선 물놀이 금지.

셋, 물놀이를 하지 않아야 할 때

-식사 후, 특히 음주 후

-열이 나거나 피곤할 때

-햇볕이 너무 강렬할 때

-물이 차갑거나 오염되어 있을 때

넷. 물놀이를 할 때 주의사항

-물에 들어갈 때 손, 발, 다리, 얼굴, 가슴의 순서로 몸에 물을 적신 후 들어간다.

-물 깊이를 알고 있는 곳에서만 물놀이를 하며 다리에 쥐가 나면 즉시 물 밖으로 나온다.

-몸이 떨리거나, 입술이 푸르고 얼굴이 당기는 증상, 피부에 소름이 돋을 때는 물놀이를 중지한다.

-물놀이 중 껌이나 사탕 등을 먹지 않는다.(기도를 막을 수 있음)

자, 물놀이 안전수칙을 숙지하셨다면, 즐거운 바다로 GO GO!!

즐거운 여름휴가 보내시기 바랍니다.

충남 태안군 근흥면 두야리-변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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