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 편집부 엮음ㆍ구세희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발행ㆍ332쪽ㆍ1만3,000원
"당신은 어떻게 일하십니까?"
세계적 경제지인 '포춘'이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리처드 브랜슨, 스티브 잡스 등 세계 최고 CEO 40여명을 만나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모은 것으로, '내가 일하는 방식'이라는 제목으로 포춘에 연재된 것이다. 에릭 폴리 편집주간은 "무척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답변은 매우 복잡했다"고 권두에 썼다. "자본을 분배하고, 닥쳐올 위기를 예측하고, 끝없는 정보의 홍수를 관리하고, 전세계 인력과 의사소통하면서 비전과 전략을 퍼뜨려야" 하는 것이 CEO의 업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CEO들이 "말도 안될 정도로 고된 업무를 처리하는 나름의 비밀 전략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위대함의 6가지 법칙'이라고 이름 붙인, 6가지 원칙을 취합해 낸다. 각각 사업 구상, 업무 처리, 의사 결정, 성장 방향, 조직 관리, 자기 혁신과 관련된 것인데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경영 현장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전략이다. 편집자는 이를 CEO들의 좌충우돌 경험담 속에 녹여 전한다.
사업 구상에서의 원칙은 '혁신을 넘어 혁명을 꿈꿔라'는 것. 회계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 인튜이트의 창립자 스콧 쿡의 이야기가 사례로 인용된다. "인튜이트의 창립은 유레카의 순간보다 유레카적인 통찰력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아내가 돈 계산을 하면서 힘들다고 투덜거린 순간이었다. 나는 이렇게 외쳤다. '바로 이거야! 이거라면 컴퓨터를 제대로 활용하는 셈이겠어!' 그런 생각이 든 것은 회계라는 일의 본래 특성과 숫자와 계산이라는 컴퓨터 고유의 처리 능력 때문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가 일하는 방식은 '결과에서 과정을 끄집어 내라'라는 업무 처리의 원칙에 인용된다. 게이츠의 이야기는 좀 더 실용적이다. "왼쪽에 있는 화면에는 내 이메일 목록이 떠 있다. 가운데 화면은 보통 내가 지금 읽고 있거나 답변하고 있는 이메일이 주로 나타나 있다. 그리고 오른쪽 화면이 내가 사용하는 인터넷 브라우저를 보여준다. 이런 배열 덕분에 나는 다른 일을 하면서도 새로 무슨 이메일이 들어왔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세계 최고 CEO들로부터 '리더십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배워야만 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자기 진화를 위해서 수백, 수천 번 실패를 딛고 한 계단씩 꼼꼼히 밟는 과정을 보여준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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