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쌍용차 최악의 사태만은 피해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쌍용차 최악의 사태만은 피해야

입력
2009.08.02 23:48
0 0

42일만에 다시 만난 쌍용차 노사의 협상이 결국 결렬됐다. 파산만은 막아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있었기에 '끝장 협상'에서 극적인 타협이 나올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쌍용차 노사는 협력업체와 평택 시민을 비롯한 모든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

노사는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 사측은 총 고용보장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는 노조를 비난했고, 노조는 사측이 애초 대화의 의지가 없었다며 "협상은 파산책임을 노조에게 돌리기 위한 정치적 액션이었다"고 주장했다. 참으로 한심하고 답답하다. 상대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내 주장만을 고집하는 한 어떤 타협도 불가능하다. 쌍용차를 살릴 방법 역시 없다.

70여일 넘게 공장을 점거한 채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조의 협상조건은 단 한 명의 희생, 정리해고도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모두 함께 죽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노조는 당초 전원 정리해고 방침에서 후퇴해 무급휴직 확대(293명), 영업직 전환(100명), 분사를 통한 재취업(253명), 희망퇴직(331명) 등을 제시한 사측의 최종안마저 거부했다. 영업직 전환 희망자만 제외하고 모두 8개월 무급휴직 후 순환휴직으로 고용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쌍용차가 지금 어떤 처지인지는 노조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애초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노조는 공장 점거로 기업 존속가치 3,890억원과 맞먹는 3,000억원의 손실을 초래, 회생 가능성을 더욱 희박하게 만들었다. 이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남은 것은 파산뿐이다. 600여 협력사들의 모임인 협동회 채권단은 5일 법원에 조기파산 신청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렇게 청산이나 제3자 매각으로 가면 노조 역시 모든 것을 잃기 마련이다. 실업사태와 협력업체 몰락, 지역경제 추락 등의 후유증도 클 것이다. 혹시라도 쌍용차 노조가 이를 볼모로 강경투쟁을 고집하고, 자기 희생 없이 정부의 일방적 지원을 기대한다면 어리석기 짝이 없다.

노조가 사측에 다시 한번 수정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한 상황이어서 실낱 같은 희망은 남아있다. 이 마지막 타협 기회를 살리려면 노조는 총 고용보장 요구부터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사측도 "더 이상 양보할 것 없다"며 대화 여지를 봉쇄할 일이 아니다. 특히 섣불리 공권력을 투입해 자칫 더 큰 희생과 불행을 불러서는 안 된다. 회생과 청산, 어느 길로 가든 폭력 사태는 피해야 한다. 모두가 결과에 대한 책임을 미리 깊이 새겨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