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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애물단지 양양공항 눈 돌리면 살 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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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애물단지 양양공항 눈 돌리면 살 길 있다

입력
2009.08.0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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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개항한 양양공항이 이제 '사망'수순을 밟고 있다. 감사원의 '공항휴지' 권고를 정부가 수용할 모양이다. 휴지란 임시휴업이고 항공기 운영은 하지 말라는 의미일 것이다. 사실상 활주로를 폐쇄하고 공항건물 관리만 하는 정도라면 '뇌사'판정을 하는 셈이다.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액이 600억 원에 이르고 연간 1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회계 부분만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다른 데 있다. 과거 영동권에는 강릉공항과 속초공항이 건재했었다. 멀쩡한 이 두 공항을 없애고 어마어마한 양양공항을 왜 새로 세웠을까? 바로 사업 타당성 검토와 분석에 대한 보고서 때문이다. 엉터리 보고서 작성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양양은 인구도 그렇고 강릉, 삼척과의 거리도 그렇고 태생적으로 공항입지 선정이 잘못되었다고 본다. 또한 항공교통계획은 주변 관련 계획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양양공항은 항공과 경쟁이 되는 고속도로와 국도의 건설 계획을 도외시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처음부터 기본을 무시한 것이다. 이제 미시령 터널도 뚫렸고 서울~양양 동서고속도로도 개통이 되면, 정말로 항공의 경쟁력은 더 떨어지게 된다.

애물단지가 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국적항공사들이 국제선에 치중하다 보니 제주를 제외하고는 국내선 운항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다. 양양공항의 경우 관광객 수요만 바라보고 시간표를 짠다는 게 말이 되는가? 출퇴근하는 기본적인 승객을 위주로 시간표를 적성해야 했는데, 계절적 수요변동이 심한 관광객위주로 항공편을 구성한 게 패인중의 하나다.

국내항공사들이 같은 그룹 소속 건설 회사들로 하여금 양양공항 건설로 이익만 취하고 항공운영은 방치하여 고사시킨 거나 다름없다는 비판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잘못된 출생을 했더라도 지금 시점에서 양양공항은 청산보다는 존치 가치가 더 높다고 본다. 교통수단의 다양화 차원에서 영동권에 공항이 최소한 하나는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서도 공항은 필수다. 정부차원에서 국제선 노선을 지정하고 공항 내 면세점 운영만 하여도 양양공항의 미래는 밝다고 본다. 그리고 소형기 위주의 저가항공사 유치를 재시도해 봄직도 하다.

골프장까지 갖춘 공항을 그냥 버리는 것은 국가적 낭비다. 양양공항이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계수송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방공항운영을 항공사에만 의존하는 구태에서 벗어나 도로와 지역개발 상생관점에서 모든 산업의 구심점으로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그런 맥락에서 동서고속도로와 오색케이블카, 낙산사의 삼각형 중심점인 화일리 관광지 개발은 양양공항의 또 다른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홍창의 관동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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