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강행처리 과정에서 '파워'를 과시했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요즘 두문불출하고 있다. 정치권 전체가 후폭풍에 휩싸여 시끄럽지만, 박 전 대표는 한걸음 비켜서서 정국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올 여름에도 특별한 휴가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자택에서 책을 읽고 정국 구상을 가다듬겠다는 생각이라 가급적 해외시찰과 같은 공식 일정도 잡지 않고 있다. 당장 친박계 인사의 입각 문제와 10월 재보선 때 한나라당 후보 지원 여부, 조기 전당대회 개최 시기 등 여권 내부의 갈등 요소가 산적해 있다. 어느 때보다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하지만 분야별 자문교수단과의 정책토론은 더 활성화할 계획이다. 정국 현안들에 대해 입장을 분명하게 정리하기 위해서다. 최근 들어 노사관계 전문가, 경영계 및 노동계 인사들과 두루 접촉하며 비정규직법 개정에 대한 의견들을 폭넓게 청취하고 있는 게 단적인 예다. 사회안전망 강화를 비롯한 복지정책에 대해서도 좀 더 세분화한 내용을 섭렵하고 있다고 한다.
박 전 대표가 정치방학이랄 수 있는 8월 한 달 동안 어떤 행보를 보일지 단언하긴 어렵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조용히 지낼 것"(한 측근)이라고는 하지만 안팎의 정치상황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우선 친이계가 개각과 전당대회 문제 등에서 공세적으로 나온다면 맞대응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한편 친박연대 전지명 대변인은 31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대변인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이에 앞서 한 라디오에 출연, 미디어법 통과 이후 박 전 대표의 지지도가 하락한 데 대해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 옆에서 판단을 흐리게 한 사람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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