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쇄 파업'을 하고 있는 쌍용차 노조가 점점 궁지로 몰리고 있다. 단전, 단수 등 사측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경찰의 공권력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극한 상황에 처한 노조원들의 이탈이 시작되고 있다.
노조는 2일 협상 결렬 후 "다른 전략은 있을 수 없으며 노조원들과 함께 총파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73일 간의 점거 농성에 참여해온 노조원들이 속속 공장을 이탈하자 노조는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경찰의 공장 내 전진 배치(7월 20일) 이후 협상 전까지만 해도 10여일 동안 농성자(640여명 추정) 가운데 이탈자는 27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협상 결렬 이후 2일 하루 동안에만 50여명이 넘게 농성을 포기하고 스스로 농성장을 빠져나왔다. 노조원들이 점거하고 있는 도장공장 옥상에는 밖을 감시하는 노조원들의 모습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 것도 내부적으로 동요가 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처럼 이탈자가 속출하는 것은 장기간 농성으로 노조원들이 극도로 지쳐있기 때문이다. 사측은 지난달 20일 식량과 물, 가스 반입과 의료진을 차단한데 이어 2일 낮 12시 10분께 단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그동안 '공장 내 기계 고장'을 우려해 전기는 끊지 않았다. 도장공장은 설비특성상 단전상태가 24시간 지속되면 수십 억원의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고, 복구에도 1개월가량 소요된다. 공장 안에는 비상발전기가 설치돼 있지만 공급시간은 8시간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현재 공장 내에서는 휴대폰 배터리 충전이 불가능해 외부와 통화조차 어려운 상황인데다 인터넷, 컴퓨터, 선풍기 등의 가전 제품은 물론,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전구 사용조차 불가능하다. 노조 관계자는 "이제는 암흑 속에서 죽으란 말이냐"며 "사측이 노조를 벼랑 끝으로 내 몰고 있다"라고 말했다.
민노총 및 시민사회 단체의 외부 지원도 사측과 경찰의 저지에 막혀 힘을 보태는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민노총은 경찰의 전진 배치 이후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공장 주변에서 대대적인 집회를 갖고 공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 됐다. 또 시민사회단체들이 농성장 내에 물과 식량, 의료진 진입을 추진했지만 이 역시 수포로 돌아갔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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