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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국제음악제 막올라…거장·청중이 하나된 산 속 클래식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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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국제음악제 막올라…거장·청중이 하나된 산 속 클래식 향연

입력
2009.08.0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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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산 첩첩 물 맑고 공기 좋은 해발 700m 고원에서 음악축제가 한창이다. 40여명의 세계적인 연주자, 그들에게 배우려고 모인 12개국 170여명의 학생들, 그리고 연주를 듣기 위해 찾아온 관객들. 평창의 용평리조트에서 열리고 있는 제6회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이들이 함께 어울려 자연 속에서 즐기는 축제로 자리를 잡은 느낌이다.

올해는 7월 31일 용평리조트 눈마을홀에서 개막 콘서트를 선보이며 메인 행사에 들어갔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저명 연주가 시리즈 첫 무대다. 이 자리에서 소프라노 유현아가 첼로의 거장 알도 파리소가 지휘하는 9명의 첼로 앙상블과 협연한 빌라로보스의 '브라질풍의 바흐', 김지연(바이올린) 안드레우스 질레비스(피아노) 로렌스 더튼(비올라) 지안왕(첼로)이 호흡을 맞춘 브람스 피아노4중주는 보기 드문 호연이었다.

다음날인 1일 저명 연주자 시리즈 두 번째 공연은 탄둔의 '고스트(ghost.유령) 오페라'와 드보르자크의 피아노3중주 '둠키'를 메인 프로그램으로 선보였다. '고스트 오페라'는 현악4중주와 비파에 물과 징, 돌, 종이 연주가 포함된 흥미로운 곡으로, 한국에서는 2007년 통영국제음악제에서 한 번 연주됐을 뿐이다.

퍼포먼스적 요소가 많고 재미있는 곡이어서 청중의 반응이 뜨거웠다. 올해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이 곡 외에 얼 킴의 '소프라노와 현악을 위한 3개의 프랑스 시', 조지 크럼의 '고래의 목소리', 마우리치오 카겔의 '세 연주자를 위한 대결' 등 듣기 힘든 작품을 잘 알려진 곡과 함께 연주한다.

이틀 모두 730석의 객석은 빈 자리가 거의 없이 꽉 찼다. 초대 손님은 약 50명, 나머지가 모두 표를 사서 들어온 것을 보면 이 축제가 음악가들의 집안 잔치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공개 마스터클래스에는 음악도 뿐 아니라 일반 청중도 꽤 많다. 매년 찾아오는 고정팬도 많아졌다.

눈마을홀 연주회는 바깥의 잔디밭 무대에 설치한 대형스크린으로 중계하고 있다. 고원의 밤은 여름 같지 않게 서늘해 요즘 이곳의 야간 기온은 17도 정도. 겉옷을 걸친 채 잔디밭에 앉아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표정이 여유롭고 행복해 보인다.

올해 대관령국제음악제는 7월 22일 춘천 죽림동성당 음악회로 시작해 8월 14일 오대산 월정사 산사음악회까지 3주간 50여개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만난다. 용평리조트에서 진행되는 연주회와 마스터클래스를 중심으로, 강릉 홍천 춘천 원주 등에서 음악 보따리를 풀어 4만 5,000명 정도 관객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관령국제음악제의 강효 음악감독은 "6년 전 처음 뿌린 씨앗이 싹이 터서 날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보람 있고 기쁘다"고 말했다.

줄리어드 음악학교와 예일대 음대의 명교수로 사라 장, 길샤함, 김지연 등 스타들을 길러낸 그는 "대관령국제음악제가 차세대 연주자들의 요람이 되고 있다"며 "그들이 훌륭한 연주자가 되어서 매년 축제 때면 한가족처럼 다시 모여 후배들을 가르치며 청중들과 음악을 나누는 아름다운 전통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한다.

용평리조트 눈마을홀은 클래식 공연장이 아닌 다목적 강당이어서 음향이 떨어진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번듯한 전용홀에서 열린다. 용평리조트 옆 알펜시아리조트에 짓고 있는 630석의 콘서트홀이 내년 6월 완공 예정이다. 1,300~1,500명이 들어가는 뮤직텐트도 짓고 있는데, 공사에 차질이 있어 내년에 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평창=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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