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로 처음 뽑혔던 중학생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겠다"고 나직이 읊조리는 그의 표정은 어두웠다.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출전 전종목 결승진출 실패라는 참담한 결과는 20세 청년 박태환(단국대)이 견디기에는 너무도 가혹했다.
박태환이 자유형 400m와 200m에 이어 1,500m에서마저 결승진출에 실패한 뒤 "한국에 가서 마음의 정리를 한 뒤 대표팀에 처음 뽑힌 중학교 때 시절로 돌아간다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목표를 세우고 해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태환은 1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포로 이탈리코 메인풀에서 열린 로마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1,500m 예선 4조에서 15분00초87의 저조한 기록으로 조 5위, 전체 9위를 차지해 8명이 겨루는 결승행이 좌절됐다.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1,500m 최고기록(14분55초03) 경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던 박태환은 개인 기록에도 5초 이상 뒤지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박태환과 같은 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라이벌 장린(중국)은 14분58초46의 기록으로 조 3위, 전체 5위로 결승에 올랐다.
5조에서 뛴 쑨양(중국)이 전체 1위(14분54초54)로 결승에 진출했고,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1,500m 금메달리스트 우사마 멜룰리(튀니지)는 쑨양에 0.02초 뒤진 14분54초56으로 전체 2위를 차지했다.
박태환은 "베이징올림픽 이후 마음이 느슨해져 있었다. 훈련 시간 부족 등을 떠나서 정신적으로 풀려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SK텔레콤, 수영연맹과 상의해 전담코치를 선임해 2012년 런던올림픽 대비에 돌입한다.
한편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는 2일 오전 열린 접영 100m 결선에서 49초82의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계영 400m와 800m, 접영 200m에 이어 대회 4관왕에 올랐다. 펠프스는 대회 마지막 날인 3일 혼계영 400m에서 5관왕에 도전한다.
남자 자유형 100m에서 '마(魔)의 47초 벽'을 무너뜨리고 우승을 차지했던 세자르 시엘루 필류(브라질)는 자유형 50,m 결승에서도 21.08로 금메달을 따며 자유형 단거리의 최강자로 올라섰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