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북사이프러스, 소말리아 등 최근 독립을 선언하거나 독립을 주장하는 신생국들을 돕는 프리랜서 외교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코소보가 국제적 승인을 획득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은 이들 프리랜서 외교관들은 독립외교관(Independent Diplomat)이라는 비영리단체를 만들고 비슷한 처지의 신생국들을 돕고 있다고 1일 AP통신이 보도했다.
'독립외교관'의 벨기에 브뤼셀 사무소 소장 니콜라스 화이트는 "각국 정부나 국제기구는 신생 정부나 독립을 원하는 정부와 협상하기를 꺼려하고, 독립에 필요한 정보를 주지 않으려 하는데다, 새 정부는 협상 경험조차 없다"며 경험이 풍부한 프리랜서 외교관들이 이들을 대신해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코소보의 경우 초기 세르비아의 강력한 반대 속에 세계 대부분의 나라로부터 독립을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독립외교관의 활동으로 지금까지 60여개 국가로부터 승인을 받는 등 독립국의 지위를 넓혀가고 있다. 일리르 두골리 유럽연합(EU) 코소보 대사는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우리는 독립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프리랜서 외교관들은 또 유엔기후변화협약과 관련 지구온난화로 국토가 바다에 잠기는 남태평양의 마셜공화국 문제를 공론화시키거나, 동유럽 국가들의 유럽연합(EU) 가입문제 등 기존 국가들의 쟁점에도 개입하고 있다. '독립외교관' 설립자인 칸 로스는 "민주주의 국가이며 국제법을 존중하는 나라면 어디든지 우리의 경험을 나눠줄 수 있다"면서 "그러나 가자 지구의 하마스 같은 무력 분쟁과 관련된 단체들의 도움 요청은 거절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의 영향력이 과대평가됐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그리스계로부터 터키계가 독립을 선언하면서 수십년째 갈등을 겪고 있는 사이프러스 공화국의 경우 독립외교관이 평화지역 설정 문제에 대한 교섭에 나섰지만, 사이프러스 공화국 관계자는 "어느 외부 세력도 개입할 수 없다"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로버트 쿠퍼 EU의회 사무국장 역시 "비정부기구가 외교 문제에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그들의 영향력에 의문을 나타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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