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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정년 연장이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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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정년 연장이 급하다

입력
2009.08.0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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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인구는 2018년 이후 감소하기 시작, 2050년에는 지금보다 641만 명이 준다고 한다. 반면 65세 이상 노령인구는 급증하여 지금은 100명의 경제활동 인구가 15명을 부양하는 데 비해 2050년에는 72명을 부양해야 한다고 한다. 인구 정체와 노령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묘방은 출산율 제고다. 그러나 저출산은 높은 자녀 양육비, 출산이 여성에게 손해인 사회구조에 따른 것이어서 개선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정부는 출산율 제고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인구 정체와 노령화를 분리하여 노령화에 초점을 맞춘 방책을 내놓아야 한다.

저출산보다 노령화가 문제

먼저 인구 정체는 큰 문제가 아니며 노령화 해결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해야 한다. 우리 나라 인구는 적은 편이 아니다. 네덜란드 스웨덴 스위스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인구를 다 합한 것과 같다. 우리보다 인구가 많은 25개국 중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는 6개국에 불과하다. 물론 자원이 부족한 우리에게 사람은 유일한 자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람의 수가 아니라 질이다. 그냥 숫자만 많으면 고용 없는 성장시대에는 부담일 뿐이다. 저출산은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부모의 대응이다.

내수시장이 커야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미 FTA로 국내외 시장의 벽이 없어지고 있다. 우리 휴대폰과 자동차가 세계를 누비고 있지 않은가? 비교역재인 서비스 산업은 내수 의존도가 크긴 하나 우리 서비스 산업의 낙후는 내수 규모 때문은 아니다.

강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인구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약소국으로 살아온 우리에겐 호소력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하드파워만이 아니라 소프트파워도 중요하다. 인구 몇 백만이 더 있다고 강대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존경 받는 국가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거창하지만 인류를 생각하면 인구 정체는 오히려 반갑다. 1930년 20억 명이던 세계 인구는 현재 78억 명이다. 2050년에는 90억 명을 넘는다고 한다.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인구가 85억~100억이라는 데, 붐 비는 지구도 생각해야 하지 않겠는가? 특히 우리 인구밀도는 인구 500만을 넘는 나라 중에서 방글라데시 대만에 이어 세계 3위이다. 우리의 삶의 질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것은 인구 밀도와 관련이 높다. 게다가 아무리 인구가 감소하더라도 우리에게는 통일이라는 변수가 있다. 지금도 남북한 인구를 합하면 7,300만 명이다.

노령화는 경제의 활력을 저하시키고 연금 등 재정부담을 가중시킨다. 해결책으로 정년을 5~10년 연장하고 연금수급 개시연령을 늦출 것을 제안한다. 현재 직종에 따라 55~65세인 정년은 1960년대에 도입된 거의 그대로다. 60년대의 환갑과 지금의 환갑이 같은가? 그 사이 평균수명은 20년이 늘었는데 퇴직 시점은 앞당겨지고 있으니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년 후에도 실제 남성은 11년, 여성은 8년을 더 일한 뒤 은퇴한다. 이런 현실을 제도에 반영해야 하지 않겠는가?

대통령도 60ㆍ70대인데

청년 백수가 늘어가는 마당에 정년 연장이 무슨 소리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60대와 20대는 할 일에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청년 실업은 별도의 일자리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 미국은 아예 정년제도가 없다.

정년을 연장해도 경제의 활력 저하는 숙제로 남는다. 그러나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건강이 중요하다. 국민 건강과 평생 교육을 위한 국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정년 연장이 기업 부담을 늘리지 않도록 임금 피크제를 신속히 도입해야 한다. 그 힘든 대통령직도 60ㆍ70대가 수행하는데, 아직 팔팔한 50대에 정년이라니 너무 가혹하다. 정년, 이제 연장할 때다.

박진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 미래전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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