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지휘자 샤를 뒤투아(73),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ㆍ몬트리올 심포니ㆍ취리히 톤할레ㆍ로열 필하모닉ㆍ로열 콘서트헤보우 등 미국ㆍ캐나다ㆍ유럽의 명문 오케스트라 전ㆍ현직 수석 연주자 13명, 그리고 오디션으로 선발된 103명의 젊은 한국인 단원들.
1일 오후 1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연주할 린덴바움 뮤직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진용이다. 이들을 한자리에 모은 린덴바움 뮤직 페스티벌은 올해 서울에서 첫 발을 떼는, 젊은 연주자들을 위한 오케스트라 교육 축제다.
지난달 28일 밤 유럽에서 날아온 뒤투아는 다음날 아침부터 바로 오케스트라 연습에 들어갔고, 수석 연주자들은 더 일찍 와서 사흘간 파트별 연습과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했다.
1일 공연은 그렇게 가르치고 배우며 함께 만든 음악을 선보이는 자리다. 이날 핵심 레퍼토리는 2부에서 연주할 말러 교향곡 1번. 프로 오케스트라에게도 쉽지 않은 곡이다. 2부 프로그램은 쇼스타코비치의 '축전 서곡'과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악장 데이비드 김이 협연하는 브루흐의 바이올린협주곡이다.
"뒤투아 같은 최고의 지휘자, 수석 연주자들과 오케스트라를 해보는 건 평생 한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죠.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있어요. 다른 악기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되니까요. 연습할 때마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게 발전하고 있어서, 우리가 함께 그려내는 음악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고 기대가 돼요."
지난달 30일 오전 린덴바움 뮤직 페스티벌의 오케스트라 연습 현장에서 만난 단원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대부분 20대 학생인 단원들에게 세계적인 프로 연주자들과 함께 하는 이번 축제는 귀중한 배움의 기회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수석 연주자들은 열정을 다해 그들의 경험을 전하고 있다. 잠시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에도 파트별 연습이나 개인 지도를 계속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번 공연의 오케스트라 리허설은 모두 6회. 한번이라도 더 연습해야 한다는 뒤투아의 요구로, 본래 지난달 31일로 잡았던 공연을 하루 늦춰 당일 오전 연습을 추가했다.
세계에서 가장 바쁜 지휘자 중 한 명인 그가 5일간의 여름 휴가를 취소하고 서울에 온 것은 "젊은 세대의 음악교육에 대한 책임감, 한국과 한국 음악가들에 대한 깊은 관심 때문"이다.
그는 서울시향을 지휘한 1974년 첫 내한 이래 몬트리올 심포니, NHK교향악단 등과 함께 왔고, 2007년 서울시향을 지휘했다. 하지만 학생이 대부분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려고 오기는 처음이다.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인 그는 1일 서울 연주를 마치자마자 미국으로 가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여름축제 준비에 들어간다. 스위스에서 지금 열리고 있는 베르비에 페스티벌의 음악감독이기도 해서, 두 대륙을 오가야 한다.
린덴바움 뮤직 페스티벌은 한 연주자의 꿈이 탄생시킨 축제다. 현악합주단 '스트링스 오브 르냉'의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원형준씨가 일본의 '퍼시픽 뮤직 페스티벌'(PMF)을 모델로 기획해 출범시켰다.
PMF는 명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1990년 창설한 축제로, 젊은 음악도를 위한 교육과 연주를 병행해 매년 4만~5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원씨는 PMF의 협조를 받아 이번 축제의 음악감독으로 바이올리니스트 샹탈 주이에(전 몬트리올 심포니 악장, 미국 사라토가 음악제 감독)를 초빙했고, 주이에는 자신의 오랜 동료인 뒤투아와 여러 수석 연주자들을 서울로 불러모았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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