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으로 가정을 꾸려가는 부부가 서로의 양해 아래 각자 원하는 이성친구를 사귀는 일명 '다자간 연애'(폴리아모리ㆍPolyamory)가 미국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미 시사지 뉴스위크 최신호에 따르면 미 시애틀에 사는 중년 여인 베라와 남편 매트는 여섯 살 아들을 둔 평범한 부부이지만 베라는 레리라는 이름의 남자친구를, 매트는 테리사라는 여자친구를 각각 사귄다. 이들은 아이와 소풍을 나갈 때 거리낌 없이 '혼외 파트너'를 동반해 일상을 즐기며, 집에 와서는 정상적인 부부로 돌아와 아이를 키우고 잠자리를 함께한다.
아들도 부모의 복잡한 애정 관계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눈치이다. 흥미롭게도 이들 부부의 이성친구들인 테리사와 레리도 10년 동안 뜨거운 관계를 이어오는 연인이며 지난해엔 정식 부부가 됐다. 테리사는 12년을 사귄 스콧의 소개로 레리를 만났고, 바로 테리사와 레리가 사랑에 빠졌다. 이 2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섞인 커플도 '다자간 연애'를 즐기는 셈이다.
이들은 되도록 성생활은 법적인 배우자와만 즐기기 때문에 '스와핑'과는 거리가 멀다. 일부다처제를 선호하지도 않는다. 다만 윤리를 강조한 전통적인 혼인관계에 집착하지 않고 한 사람에 얽매이지 않는 연애생활을 추구할 뿐이다. 그래서 미국 사회에선 이들을 그냥'다자간 연애를 하는 사람들'이라 부른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국엔 '폴리아모리'모임을 겨냥한 블로그와 온라인 잡지들이 꾸준히 생겨나고 있으며 온라인 잡지 '러브 모어'(Love More)의 경우 고정 독자가 1만5,000여명에 달할 정도이다. 미국의 사회심리 전문가들은 "2명 이상의 연인과 관계를 유지하는 커플들이 미국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5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다자간 연애' 유행을 지켜보는 미국 사회의 눈길이 곱지만은 않다. 보수적인 가족관계를 중시하는 단체들은 "최근 게이커플 결혼을 합법화한 주가 늘면서 비정상적인 행동인 '다자간 연애'도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것 같다"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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